영화검색
검색
 
달다. 입천장이 아릴 정도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ldk209 2009-03-17 오후 3:58:34 1228   [0]
달다. 입천장이 아릴 정도로.. ★★★

 

민규동 감독의 모든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그는 참 맛있게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전작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웃음 포인트를 잘 집어내는 걸 보면, 코미디적 감각도 충분한 것 같고, 두 영화에 모두 나오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시선도 너무 무겁지도, 너무 예민하지도 않은, 그저 살아가는 하나의 모습으로 인정하는 듯하다.

 

케이크 같은 단 것만 먹으면 토하는 돈 많은 집안의 2세 진혁(주지훈)은 여자 손님이 많다는 이유로 케이크 가게를 오픈한다. 물론, 케이크 가게를 오픈하는 다른 이유 하나가 영화의 중반부까지 숨겨져 있다. 이 케이크 가게에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마성의 게이이자 천재 파티셰 선우(김재욱)가 들어오고, 음식 배달을 하던 기범(유아인)과 진혁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보디가드 수영(최지호)까지 멋드러진 젊은 남자 네 명이 앤티크로 모여든다. 멋진 네 남자가 힘을 합치면서 가게는 큰 인기를 끌게 되고, 선우의 프랑스 유학 시절 애인이었던 장 바티스트(앤디 질레)는 선우를 다시 프랑스로 데려가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한편, 유년기의 고통스런 기억에 시달리는 진혁은 그 악몽의 근원을 찾기 위한 싸움을 계속 한다.

 

진혁이 케이크를 먹지 못하면서도 케이크 가게를 차린 건 바로 어린 시절 당한 유괴와 그로 인한 악몽을 씻어 내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진혁만이 아니라 <앤티크>에 모인 네 명의 남자는 모두 자신만의 아픔과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 선우는 고등학교 시절 진혁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호모 새끼, 죽어버려!”라는 모멸에 찬 바람을 맞아야 했고, 한 때 잘 나가던 권투선수였던 기범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중단해야 했다. 어머니가 가정주부라는 이유로 나이 어린 진혁을 ‘도련님’으로 부르며 조선시대 하인처럼 모셔야 하는 수영까지를 포함해서.

 

그러니깐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앤티크는 아픈 과거가 있는 네 명의 남자가 아픔을 걷어 내고 성장하는 일종의 판타지 공간으로서 기능한다. 그런데 <앤티크>에서 다루는 아픔, 고통, 상처는 그 크기에 비해 매우 가볍게, 터치하듯 다루어진다. 물론, 이것을 이 영화의 단점으로 지목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의 주된 소재가 달고 화려한 케이크라고 한다면, 이 영화의 가벼움은 영화를 대표하는 특징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다루는 방식이 아니라 내용을 보자면 굳이 왜 네 명의 멋진 남성을 모아 놨는지는 사실 좀 의문이다. 그러니깐 진혁의 아픔이 그 근원과 치유의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데 반해, 다른 세 명의 그것은 그저 나열하듯 전시해 놓고는 진혁의 치유와 함께 자연스럽게 넘어가버린다. 굳이 이런 영화에서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둬야 하느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 아마 이 영화처럼 남성이 자연스럽게 키스를 하는 한국 영화는 보기 힘들 것이다. 근데 아무래도 이성애자인 남성의 눈에 남성 동성애는 좀 낯설고, 아마 그 반대도 성립이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얻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당시에 여기저기에서 동인녀라든가 야오이족에 대한 얘기들이 떠돌기도 했다) 내 주위의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는데, 결국 그 여성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보고 나니 <앤티크>가 여성들의 눈을 만족시키기 위한 영화인 건 확실하다. 마성의 게이 선우의 캐릭터가 특히 그러하다. 마성의 게이 선우가 섹시한 춤을 출 때, 영화 속 남성들은 환호를 보내지만 그 섹시한 춤이 노리는 건 영화 속 남성들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는 여성들의 환호다.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26 16:44
powerkwd
기회되면 볼께용~   
2009-05-27 23:22
1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Antique)
제작사 : (주)수필름, 영화사 집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antique2008.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8878 [서양골동양..] 여러가지볼거리를 제공했던 영화 bzg1004 10.11.02 1070 0
88190 [서양골동양..] 민규동이기에 이해는 하지만 용서는 안되는 mooncos 10.10.10 1330 18
87756 [서양골동양..] 남자가 보면 싫어할 영화 kooshu 10.09.27 616 0
87331 [서양골동양..] 매력있는 네 남자..^^ (1) shemlove 10.09.14 582 0
85355 [서양골동양..] 맛있고 예쁜 케이크를 파는 가게 '앤티크' (2) sunjjangill 10.07.31 913 0
82785 [서양골동양..] 살아있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 (3) ioseph 10.05.24 1023 0
78163 [서양골동양..] 달콤한 케익의 향연이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6) gion 10.01.08 1116 0
76612 [서양골동양..] 지루할틈이없어 (6) yiyouna 09.10.13 2046 0
현재 [서양골동양..] 달다. 입천장이 아릴 정도로.. (2) ldk209 09.03.17 1228 0
72185 [서양골동양..] 4인4색 매력 속으로....ㅋㅋ (3) kimdoorie 09.01.05 1133 0
72018 [서양골동양..] 훈훈한 남자들 (2) gbwl2002 08.12.28 1071 0
71860 [서양골동양..] 기대 안하신다면 (1) kwonsh86 08.12.19 1064 0
71805 [서양골동양..] 굿굿 (1) sweetkiss100 08.12.16 999 0
71779 [서양골동양..] 남자가 보기싫은 남자들(?)영화. (1) pontain 08.12.15 1250 0
71742 [서양골동양..] 미남들보러가요~~ (1) dlftkarhdtk 08.12.12 928 0
71697 [서양골동양..] 달콤해서 청춘인거야 (1) elflady09 08.12.10 1032 0
71648 [서양골동양..] 생각보다 괜찮았던 게이영화 (1) dongyop 08.12.08 1021 1
71615 [서양골동양..] 김재욱 너무 쎅쒸하다..... 하악 ㅋㅋ (1) tkfkdgks42 08.12.06 2251 0
71525 [서양골동양..] 접해보지못했던 새로운 느낌의 장르! (2) aut515 08.12.01 3174 0
71504 [서양골동양..] 용두사미 redface98 08.11.28 1120 0
71458 [서양골동양..] 정말 기대 안했는데... hiahi89 08.11.26 1121 0
71455 [서양골동양..]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보고.. justjpk 08.11.26 1085 0
71447 [서양골동양..] 나름 괜찮은.. ehgmlrj 08.11.25 1203 0
71437 [서양골동양..] 별로 기대는 안했다. kizuku 08.11.25 1155 0
71396 [서양골동양..] 정말 의외로 너무 괜찮았던 영화. jy9983 08.11.23 1060 0
71374 [서양골동양..] 다시없을 tina0505 08.11.23 1013 0
71369 [서양골동양..] 원작인 만화가 만약 존재하지 않았다면... freengun 08.11.23 1033 0
71352 [서양골동양..]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영화..남자는 구토유의(!) (1) kujevum 08.11.22 1241 0
71316 [서양골동양..] 앤티크! isu3965 08.11.19 1083 0
71293 [서양골동양..] 막장 게이, 혹은 개그 영화. (3) wodnr26 08.11.18 1474 2
71286 [서양골동양..] 예상외로볼만한것같네요 menetmfrl 08.11.17 1114 0
71282 [서양골동양..] 동화같은 네 남자들의 선물~ ohssine 08.11.17 1021 0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