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스터가 너무 이쁘다
감독,장진 출연,김관우 박은빈
"그놈의 기지배, 나이도 어린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아 글씨 죽기전에 그런말을 했댜.
지가 죽거든 지가 입던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보내달라그랬댜"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그렇다.
제목에서 여과없이 드러난것처럼 국민소설 '소나기'그후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영화이다.
소녀의 죽음을 어린소년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후론 무슨 일이 있었을까?
꽤나 궁금했던 이야기를 장진감독이 풀어낸다니,볼에 기대를 잔뜩 머금고 보게되었다.
가슴이 우째 이리 저리냐.쿡쿡 뭐가 뭉쳐있고..
소년은 우리기대대로 많이 아파한다.
뭔가 얹힌것처럼 밥도 넘어가지 않고,
소녀의 죽음을 부정하는듯이 상가집 호롱불을 훔쳐 달아나기도한다.
소녀의 할아버지에게 소녀가 자신을 뭋을때 입혀달라고하던 옷을 받아들고 울분을 감추지 못하기도하고,그옷을 직접 입어봄으로써 이미 죽은 소녀를 추억하기도 한다.
"저 무덤엔 왜 비석이 없어요?"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 무덤엔 원래 비석이 없단다. 쓸말이 있어야지"
"나 죽어도 비석 안세워줄꺼야?"
"왜?죽게??아부지보다 일찍??"
"나는 비석 세워주라."
"싫어,임마..비석에 뭐쓰고 싶은 말 있냐?있는겨?"
"죽도록 사랑했다고,죽도록 사랑해서 그래서 죽었다고..."
이말이 끝나자마자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에게 욕을 하며 죽일기세로 달려간다.
그래,이런게 장진이지.
여기서 잠시 이야기가 딴곳으로 세자면-_-
참 배우들이 낯선듯 낯익다.
소년은 '소년,천국에 가다'의 귀염둥이 네모역을 한 김관우군이고.
아부지는 장진사단의 류승룡씨이다.
극중 류승룡은 진짜 시골에서 20년 이상 산듯한 구수한 외모에서 주는 재미와
어린아이인 소년보다 더 어리숙하고 어린아이 같은 행동으로
소년의 우직함을 돋보이게한다.
그때 나랑 비만 맞지 않았더라도..
상갓집에서 곡소리도 안나더라,불쌍하게..
소년의 마음이 가장 도드라지는 독백씬.
소녀의 죽음에 단순히 슬퍼하고 아쉬워하는것이 아닌
자책감과 안쓰러워하는 마음까지 담고있는 소년의 어른스러움이 보이는 장면이다.
직접 세운 비석에 쓰여진'또봐'라는 말은 은은한 감동은 물론,소년의 천진함이 듬뿍이다.
그럼,소나기는 그쳤을까?
소녀의 무덤가에서 소녀의 환영과 함꼐 잠이든 소년의 얼굴위로 빛방울이 쏟아진다.
소녀와 함께했던 그날의 소나기인것이다.
누군가가 이런말을 하지 않았나,'남자는 첫사랑을 마음에 묻는다'고
이 장면에서 소년은 정말로 소녀를 마음에 묻은 듯하다.
그리고 갑작스런 열병같았던 소년의 가슴속 첫사랑,소나기는 아마 그치지 않을것같다.
▲참 이쁜장면
순수함 혹은 시시함
장진감독은 유독 '사랑'이라는 감정을 순수하고 수줍게 담아내는 경향이있다.
웰컴 투 동막골에서 택기가 그러했고,화성으로 간 사나이에서 승재가 그랬다.
이 영화는 장진의 순수한 사랑의 결정판이라고 볼수있겠다.
그만큼 소년의 순수한 사랑이 잘 그려진 영화이다.동시의 소년의 성장 영화이기도 하겠지?
그러나,장진 특유의 똘똘함에 기대어 보았을때 이영화는 다소 시시하다.
특유의 유머양념이 빠진것은 아니지만 톡톡튀는 신선함은 확실히 부족하다.
환경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으로 알고있는데.
그래서인지 우리들에게 익숙한 시골풍경이 정겹게 자리잡은 영화이기도하다.
다소 시시하긴했지만,소년의 순수한 사랑에 나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영화였다.
아-소나기가 다시 읽고 싶어지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