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스캔들 - 090202 광명 프리머스, 혼자
보다보면 참 편한 영화가 있다. 영화를 보고 판단하고 평가하는 뇌가 부드럽게 정보를 흡수하고 그대로 이해가 되는. 이 영화가 딱 그랬다. 그것은 아마도 적재적소의 배우 캐스팅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 남현수 역의 차태현과 황정남 역의 박보영은 정말 Good Casting! 환상의 콤비!
영화를 보고 나면 다른 배우는 감히 생각할 수 없다.
잘 나가는 인기 라디오 DJ 남현수. 여성편력이 좀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현재까지는 그랬다)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던 남현수. 그 시시껄렁하고 다혈질인 아버지 역에 차태현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평범한 것 같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로 지금까지 차태현이 찍었던 영화중에 가장 차태현을 차태현으로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고1때 아이를 낳아 지금까지 혼자 키워 온 황정남. 항상 라디오에서 사연을 올리던 그녀에게 아버지를 찾아가라는 DJ(남현수)의 말을 듣고 짐 싸들고 남현수를 찾아온 그의 딸 미혼모 황정남. 시니컬하고 무표정으로 대사를 툭툭 뱉어내지만 어딘가 섹시한 면이 있는 그녀의 매력에 영화 잘 봤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끝까지 오버하지 않고 일부러 감동을 불러 일으키려는 시퀀스 없이 영화의 본분을 잘 지켜낸다. 재미와 감동,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