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그들의 사랑 - 여주인공 길다는 우정이라고 표현했지만 - 이 참 슬프다. 사랑하지만 조국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어 그녀에게서 떠나는 미아(페넬로페 쿠르즈), 나의 조국이 아니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버릴 수 없어 사랑하는 연인에게서 떠나야만 하는 가이(스튜어트 타운센트), 사랑하는 이들을 전쟁터로 보내야만 하는 길다(샤를리즈 테론). 이들 세 사람의 사랑(우정)은 질투와 섞여 더욱 강열해져 가지만 전쟁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로 사랑할 수만은 없는 사이가 되어 버린다.
이 영화는 세 사람의 우정이라고는 하지만, 미아보다는 길다와 가이의 사랑이 주요 초점이다. 가이는 미아가 건낸 "전쟁이 끝나면 너희 둘은 반드시 만나게 될꺼야. 그녀는 너를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를 붙잡고 전쟁과 이별의 고통을 이겨낸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극의 중반부에 전쟁을 마치고 길다와 가이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다. 그렇게 전쟁을 마치고 그 둘은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없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있었을 때의 나의 느낌에 충실하자면) 한 번 버림받았다는 아픈 기억이 그녀를 힘들게 한 것일까? 길다는 반가움에 가득한 미소를 약간 보이더니 다시 얼굴을 굳히고 뒤돌아 가버리고, 가이도 더 이상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무겁게 발걸음을 돌린다. 그 둘의 재회 장면은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너무 안타깝고 슬프게 만든다.
영화는 억지로 눈물을 짜내지는 않지만, 안타깝게 엊갈린 그들의 사랑이 참 아파 가슴으로 눈물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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