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의 풍속화에 대해, 김홍도는 양반과 기생들이 노는 것을 풍자하는 것이라 하지만,
정작 신윤복은 어명을 받들어 풍속화를 그리기 위해 세상을 둘러보면서,
미추의 구분을 떠난 사람의 마음, 사랑하는 마음 모 그런거에 감동을 받아서
그렇게 에로틱한 그림을 그렸다고 말한다.
실제로, 문체반정 같은 정조의 보수적인 문화정책을 지지한 오른팔이 김홍도였고, 신윤복은 도화서에서 쫓겨난 화가라고 하니, 신윤복의 에로틱한 그림이 가지는 의미는 영화에서 충분히 설명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게 이 영화의 전부이다. 그 외의 장면들은, 굳이 왜 신윤복을 소재로 선택했는지, 굳이 왜 신윤복을 여성으로 설정했는지 납늑이 안 간다.
신윤복이 사람을 알아가고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피상적으로 그려진 것이다. 그래서 신윤복의 기방 구경은 세상 구경이라기보다는 그저 야한 장면을 집어넣기 위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거기다가 신윤복의 연인이(이름 기억 안남) 신윤복의 가슴 한 번 만져보고 여자라는 걸 알고 급사랑을 하게 되는 설정은, 왜 갑자기 둘이 사랑을 하게 되었는지 공감이 안 됐다.
기생(추자현분)이나 윤복에게 섹스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김홍도의 설정은, 다소 거칠고 폭력적인 느낌이 드는데 데다가 너무 상투적이었다.
씨네 21 스틸컷에, 김민선이 촬영전에 절에서 108배를 하는 사진이 실렸다. 온몸을 다 던져서 연기한 김민선이 아까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