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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 [패닉 룸]가장 안전한 공간 패닉룸, 그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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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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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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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6 오후 7:44: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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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그다지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하지만 <세븐(Seven)>, <파이트 클럽(Fight Club)> (공교롭게도 두 작품 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고 있다.)의 감독이라고 하면 “아!”하고 무릎을 칠 사람이 여럿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야기 했었을 수도 있겠지만 난 영화를 볼 때 몇 가지 중점을 두어 보는 것이 있다. 물론 감독의 연출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감독의 연출적 특성 중 Visual 적인 감각을 꽤나 중요시 여기는 편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줄거리가 조금은 엉성하더라도 화면이 독특하다거나 감각적이라면 그 영화를 연출한 감독을 눈 여겨 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의 차기작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편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이는 만족을, 어떤 이는 실망을 주기도 하였지만 대체적으로 Visual에 재능이 있었던 감독들이 이후 크게 이름을 날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Visual에 재능이 있는 감독들의 대부분이 CF나 뮤직 비디오 감독 출신이다. <진주만>의 마이클 베이, <나인 앤 하프 위크>의 애드리안 라인, <파이트 클럽>의 데이비드 핀쳐, <스워드 피쉬>의 도미니크 세나, <툼 레이더>의 사이먼 웨스트 그리고 노장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에 이르기까지 감독의 이름은 차제하고 그들이 만든 영화의 영상의 나름대로의 독특함, 다이나믹함, 그리고 세련됨을 가지고 있다는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 중 내가 Visual적인 감각을 최고로 치는 감독 중의 한 명이 데이비드 핀쳐이고 그의 신작 <패닉 룸(Panic Room)>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어쩜 우리나라 관객들은 데이비드 핀쳐의 <패닉 룸>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기대 하기보단 지적인 배우 조디 포스터를 오랜만에 만나는 영화 <패닉 룸>이기에 이 영화를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시놉시스 남편과 이혼한 멕(조디 포스터)는 딸 사라(크리스틴 스튜어트) 를 데리고 뉴욕 맨하튼의 4층짜리 고급주택으로 이사를 한다. 거대하지만 낡은 이 저택은 전 주인의 취향으로 색다른 구조를 갖추고 있었는데 그 중 강도가 침입할 때를 대비하여 콘크리트와 강철로 만들어져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안전한 방 ‘패닉 룸’이 멕과 사라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사를 간 첫날 그 집에 숨겨진 돈을 노리는 침입자가 발생하게 되고 멕은 사라를 데리고 엉겁결에 '패닉 룸'으로 숨어드는데...
데이비드 핀처의 전작들, <에이리언 3(1992)>, <세븐(1995)>, <더 게임(1997)>, <파이트 크럽(1999)>, 을 이미 보아왔던 사람이라면 그의 영화가 주로 어둡고 음습하여 밝지 않은 톤으로 진행되고 주로 마지막 반전을 감춘 스릴러 식의 전개 형식을 주로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영화 <패닉 룸> 역시 비가 내려서 모든 소리를 삼켜버릴 듯 어둡고 깊은 밤이 배경이다. 또한 저택의 숨겨진 돈을 노리고 침입한 도둑들과 그들과 맞서는 만만치 않은 집주인 멕과의 사투는 생각보다 팽팽하게 전개되어 그들의 대결은 아슬아슬,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예측불허의 상황을 연출하여 과연 승자가 누가될 지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것은 분명 ‘핀처’ 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둡고 음침한 배경의 스릴러’ 그런데 이 영화는 어쩐지 예전에 그가 보여주었던 진지함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는 듯하다.
어눌한 모습의 도둑들 VS. 현명하고 차분한 입주자 이 조용한 저택에 침입한 도둑들은 총 3명. 주동자이자 저택의 전 주인의 손자 주니어(자레드 레토), 패닉 룸을 직접 설계하고 만든 기술자 버냄(포레스트 휘태커) 그리고 정체불명의 라울(드와이트 요아캄). 그들은 단지 이 저택 어딘가에 숨어있는 거금(?)을 노리고 이 저택에 침입한다. 폭력을 행사할 의사는 전혀 없이 조용히 숨겨진(?) 돈만 가져가려 했던 도둑들은 예상치 못한 입주자의 입주로 처음부터 난항에 봉착하게 된다. 그들은 예상치 않은 반항에 적지 않게 당황을 한다. 그들이 당황하는 모습은 한눈에 봐도 어눌하기만 하다. 이사온 첫 날부터 딸과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갑지 않은 밤손님을 맞은 멕은 자신과 딸의 안전을 위해 ‘패닉 룸’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침입자의 목적도 모른 채 그들과의 생존을 위한 대립을 하게 된다. 연약하기만 할 줄만 알았던 멕의 반격은 상상외로 만만치 않다. 그냥 겁만 주어 그녀들을 방에서 나오게 하려던 도둑들의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가게 되고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는 도둑들의 위협에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패닉 룸’ 속의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그 안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외부와의 접촉을 시도하는데… 팽팽하게 긴장된 스릴러 영화에 ‘유머’라, 조금은 어울리지는 않는 듯싶고 ‘핀처’ 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영화의 초반은 어눌하고 판이한 성격의 세 명의 도둑 때문에 마치 코믹 영화를 보는 듯 유머스럽고 재미있다. 마치 팽팽하게 전개되는 스릴러의 구조에 던지는 잠깐의 코믹적 상황으로 그 팽팽함을 완화시켜 주려는 감독의 배려처럼 이 초반의 유머로 관객들은 어쩌면 지루하게 전개될 초반 대치 상황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켜볼 수 있게 된다.
제한된 공간 속의 폐쇠된 공간 ‘패닉 룸’ 저택 속에 마련된 ‘패닉 룸’의 용도는 물론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입주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아이러니는 이 ‘패닉 룸’으로부터 시작된다. 영화 속 입주자는 ‘패닉 룸’ 때문에 외부로부터 침입을 받는다. ‘패닉 룸’에 갇혀 있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공격을 받게된다. 영화는 입주자의 안전을 위해 만든 공간이 입주자들을 위험 속에 빠뜨리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반대로 ‘패닉 룸’ 속에 갖혀있는 멕과 사라는 ‘패닉 룸’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제한된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들의 무기력함,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서 오히려 불안전한, 너무도 제한된 공간이라 바깥세상과는 철저히 고립되어있는 곳 ‘패닉 룸’. 그곳은 그들에게 있어서 안전한 공간이기 보다는 불안한 공간이고 빨리 뛰쳐나가고 싶은 공간이다. 그래야 외부의 도움이라도 요청할 수 있으니까…
영화의 재미는 중반 이후부터… 이 영화의 스릴러적 재미는 아마도 영화의 중반 이후부터가 될 것이다. 영화의 초반 얼떨결에 패닉룸에 갇히는 입주자와 빈집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만 가지고 나가려고 하던 도둑들이 얼떨결에 강도로 돌변해 가는 초반. 갇힌 공간에 갇혀있는 입주자들은 외부의 공격을 방어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밖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들이 침입자들과 맞서 공격을 하기 위해선 외부의 도움을 받거나 모든 것이 갖추어진 외부에서 그들과 맞서 싸우는 방법 밖엔… 따라서 영화의 중반, 감독은 입주자와 침입자의 자리 바꾸기를 시도한다. 물론 침입자는 그렇게 염원하던 ‘패닉 룸’으로 침입에 성공하게 되고 ‘패닉 룸’ 으로 부터의 탈출을 소망하던 입주자 ‘멕’은 그곳(?)으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패닉 룸’에서 그들의 목적(?)을 이룬 침입자는 이제 그곳에서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 되고 폐쇄공간에서 빠져 나오긴 했지만 그들과 섯불리 맞설 수 없는 상황의 멕은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온 경찰도 마다하고 혼자서 그들을 물리칠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상당히 잘 짜여져 있는 시나리오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하나를 성사시키면 다른 하나가 문제가 되고, 아무리 철저한 계획이라도 꼭 어딘가에 변수가 생겨 일이 어렵게만 꼬이는 가 하면, 누군가가 도움을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생각되었지만 그 역시도 여의치 않은 영화 속 현실이, 어쩌면 우리들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어쩌면 저렇게 닮아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넓다지만 좁은 폐쇄된 저택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상황을 통해 우리는 긴장된 스릴을 느끼는 동시에 현실도 느낄 수 있다.
영화의 볼거리, 현란한 카메라 워크 영화의 초반 우리는 대 저택을 훑어 내리는 듯한 카메라워크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누군가가 그들이 이 저택에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있는 듯한 카메라 워크는 아마도 이 저택에 누군가 침입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이어지는 편안하게 잠을 청하는 멕의 모습을 살며시 벗어나며 방과 층을 가로지르면서 저택에 침입하는 도둑의 모습을 보여주는 멋진 촬영 태크닉을 보면 저 장면이 과연 사람이 찍은 화면일까 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솔직이 크레인을 이용했는지 미니어쳐를 이용했는지 아님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했는지도 아직까지 의문이다.) 카메라에 마치 벽이나 층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패닉 룸’ 안과 밖을 가로지르는, 저택을 종횡무진 질주하듯 훑어내리는 카메라의 움직임, 열쇠구멍, 환기통, 층과층 사이의 벽까지도 뚫고 움직이는 듯한 카메라 워크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아마도 이제까지 보아왔던 데이비드 핀쳐의 영화 중 가장 화려한 볼꺼리를 보여주려는 듯 영화는 독특한 카메라 워크로 영화의 독특함과 신선함을 돋보이게 한다.
멋진 배우들. 이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조디 포스터는 그녀만의 듬직함으로 영화 <패닉 룸>을 이끈다. 그녀는 바람 핀 남편과 이혼하여 10대의 딸을 홀로 키워야 하는 독립한 가장. 사춘기의 딸을 너무도 사랑하고 나름대로 교감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완벽하게 딸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어쩌면 볼쌍한 엄마 ‘멕’을 멋지게 연기한다. 영화 <패닉 룸>은 조디 포스터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닉 룸’의 돈을 노리고 저택에 침입하는 도둑 버냄, 포레스트 휘태커. 양육비 마련을 위해 도둑질에 참여하긴 했지만 도둑답지 않게 정의롭고 인간적이고 다른 도둑들과 달리 현명하다. 범행을 주도한 주니어의 불안함을 충실히 보완하며 저택의 현명한 입주자 멕와 팽팽하게 대치한다. 또 한명의 배우 사라역의 크리스틴 스튜어드. 아마도 배역의 비중으로나, 조디 포스터와 같은 대배우와 함께 연기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라라는 배역은 이 영화 속에서 가리워지기 쉬워 보이는 역할이고 배역이다. ‘패닉 룸’에 멕과 같이 갇히는 데다가 영화의 중반 이후 멕과 도둑의 대치가 일어날 때에도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배역이고 보니 어찌 보면 사라는 그다지 눈에 띄이지 않는 배역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인격인 크리스틴 스튜어드는 이역을 충실히 그리고 인상적으로 해낸다. 신인의 신선함과 당돌한 느낌으로 조디 포스터의 딸로서 오히려 ‘패닉 룸’ 속의 그녀의 패닉(Panic : 당황, 허둥댐, 겁먹음)상황을 침착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레옹에서의 마틸다로 분한 나탈리 포트만의 느낌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굉장히 강렬한 느낌의 그녀였다.
영화 <패닉 룸>은 여러가지로 볼거리도 많고 흥미넘치는 스릴러의 구조로 꽤나 재미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하지만 약간의 스토리 상 헛점이 보인다. 아무런 설명 없이 도둑 3총사에 참여하는 라울. 주니어나 버냄이 주도하고 있는 이 작전(?)에 갑작스럽게 뛰어들어 ‘돈’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어쩐지 앞뒤가 없어 보인다. 패닉 룸에 갇힌 모녀를 구하고자 저택을 방문하는 아버지. 멕와 사라를 실망시키고 그들을 홀로 남게 한 아버지지만 그녀들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하고 아버지는 그녀들을 도우려고 저택을 방문한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나약하기 그지없고 오히려 침입자들에게 인질로 잡혀 ‘패닉 룸’에 갇혀있는 그들을 더욱 위험하게 하는 구실을 한다. 물론 조디 포스터의 원맨쇼를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의 등장은 어쩐지 불필요하다는 느낌 밖엔 들지 않는다. 약간은 허무해 보이는 엔딩. 팽팽한 긴장이 극으로 치닫는 마지막부분. 입주자와 침입자가 모두 ‘패닉 룸’에서 벗어나 숨바꼭질을 하듯 정면 승부를 펼치는 마지막. 현명한 여인 멕은 그들의 탈출을 대비해 저택 곳곳에 현명함이 돋보이는 방어막을 펼쳐놓고 그들과의 일대 격돌을 대비하게 되고 그러한 그녀에 맞서 침입자들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녀도 역시 여자인지라 남자인 그들에게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감독은 이곳에 마지막 반전을 심어놓았다. 물론 사건이 해결되고 입주자가 무사해 지는 마지막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 반전이라는 것이 조금은 허무하다는 느낌이다.
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 영화 <패닉 룸>은 어떤 관객에겐 재미있게 어떤 관객에겐 재미없게 비춰질 수도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꽉 짜여진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데이비드 핀쳐의 영상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조디 포스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반가운 영화 중 하나일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 데이비드 핀쳐를 좋아하는 나에겐 꽤 괜찮은 영화로 기억되는 영화였다.
무비걸 www.on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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