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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묻지마 패밀리] 우리한번 추억여행을 다녀오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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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패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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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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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6 오후 7:4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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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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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이 대표로 있는 제작사 ‘필름있수다(Film it suda)’ (회사 이름이 참 장진 답다)에서 제작한 영화 <묻지마 패밀리>는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이다. <내 나이키>, <사방의적>, <교회누나>라는 제목으로 각각 다른 감독, 각각 다른 내용의 3편의 단편으로 묶여있는 영화 <묻지마 패밀리>는 감독도 내용도 연출 스타일도 전혀 다른 3편의 단편 영화이지만 이 영화가 ‘묻지마 패밀리’ 라는 이름아래 묶인 이유는 분명히 있다. 장진이 제작하는 영화답게 이 영화에는 장진 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배우들 즉, 류승범, 임원희, 정재영, 신하균 외 다수의 수다 패밀리들, 이들은 장진이 <기막힌 사내들 (1998)>로 처음 영화 판에 들어설 때 그처럼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주변의 배우들이었지 만 이제는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주, 조연 배우로 성장한 다수의 그들, 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 배우들이 각 한편의 단편에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세편의 단편에 그것도 각각 다른 모습의 각각 다른 캐릭터로 두루 출연하며 수다파워를 보여준다. 다분히 장진 다운 발상이며 하나의 제목아래 묶인 옴니버스의 묘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놉시스 1. 내 나이키 80년대 초반을 사는 택시기사를 하는 아버지를 둔 중학생 명진와 그의 가족구성원들의 작지만 소중한 소원(?)을 다룬 영화. 과연 명진이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2. 사방에적 810 호 남자 - 사랑하는 여인의 외도로 괴로워하며 그녀를 불사르려는 한 남자. 하지만 그에겐 뭔가 부족한 게 있다. 802호 – 습격 당한 두목 그리고 그의 부하들. 두목을 습격한 넘(?)의 복수를 위해 칼을 갈고 있다. 813호 – 키스를 너무도 좋아하는 상습적 불륜의 부인, 그녀는 오늘도 여관방에서 그녀의 불륜 상대에게 요란한 키스세례를 퍼붓고 있다. 그녀를 뒤쫒는 남편, 경찰과 현장 을 덮칠 준비를 하고있는데… 3. 교회 누나 군에서 휴가를 나온 영일은 그가 꿈에도 그러던 첫사랑 교회 누나, 주희를 만나기로 한다. 주희는 이미 결혼을 했지만 영일은 아직도 그녀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그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억누른 채 어색한 데이트를 보내지만 시간은 어느새 귀대열차에 오를 시간. 열차에 몸을 실은 영일, 기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녀와 아쉬운 이별을 고해야 할 시간이 되자 용기를 내어 그 동안 참았던 사랑고백을 하게 되는데… .
영화의 묘미 1. 내 나이키 이 단편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복고에 있다. 70년대에 태어나서 80년대에 학창생활을 하였던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 시대에 대한 향수 를 그때를 살아보지 못한 좀더 젊은 사람들에겐 복고에 대한 의미를 전달해 주는 구실을 한다. 자식들에 누가되는 것이 싫어 일찍 돌아가시는 것이 소원이신 할머니, 개인 택시기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버지나 개인택시 기사의 와이프가 되는 것이 소원인 엄마, 너무도 공부에 열심인 형, 힘이 없지만 주먹의 넘버원이 되고 싶어하는 둘째 형, 이뻐지고 싶어하는 누나 그리고 나이키 신발에 그의 모든걸 걸고 싶어하는 우리의 주인공 명진. 이들의 모습은 그 시절의 모든 엄마, 아빠, 언니, 오빠 그리고 나의 복사판이다. 어쩌면 감독은 그 시절, 그 사람들의 대표적 행동 방식, 그들의 소원들을 그리도 잘 꾀고 있는지… 평범하지만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는 정곡을 확실히 찔린 듯한 그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2. 사방에적 사방의 적을 보는 묘미는 각 방에 묵은 사람들의 상황이 다른 방에 영향을 주게되는 얽히고 섥히는 상황 때문에 이후의 상황이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로 황당하게 전개되는 상황 그 자체에 있다. 각 방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마찬가지로 옴니버스 스타일의 영화였던 영화 <포룸>을 연상시키지만 각각의 방의 상황만을 다룬 <포룸>과는 달리 ‘사방에적’에선 각각의 방의 고유한 상황과 옆, 또는 앞에 있는 방의 상황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예기치 않던 해프닝이 발생하는 상황이 때로는 황당하게 때로는 재미있게 관객에게 재미를 준다. 갑작스럽게 묘사되는 각 방의 상황들 때문에 관객들은 처음에 당황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상황에 익숙해 지고 그 상황꼬임에 재미를 느끼게 되면서부터 이 상황의 전개에 관객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교회누나 마지막 단편인 이 작품은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을 그려낸다. 표면적으론 교회누나와 군대에서 휴가 나온 동네동생의 심심한 멜로드라마 정도로만 비쳐지는 경향으로 이전의 두 작품에 비해 애틋한 사랑의 주인공인 누나와 동생을 중심으로 드라마를 전개해 나가지만 자칫 지루하게 진행될지도 모를 이 부분 속에도 역시 장진의 재기가 엿보인다. 타이틀 롤을 맡은 영일 보다도 오히려 더 지명도 있는 신하균, 임원희, 류승범 등의 장진 사단 이 단편 곳곳에서 때로는 지나는 행인으로 때로는 구석에 앉아있는 승객으로 또한 때로는 벽보의 사진 속에 영화 곳곳에 숨어있어 관객과 숨은 그림 찾기 게임을 벌인다. 또한 이 단편의 하일라이트, 꾹 누르고 있던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마지막부분. 그 감정의 표현이 극에 달하였는가 싶은 때 보여지는 재기 넘치는 반전은, ‘역시’ 라는 감탄사를 나오게 만든다. 그리고 관객은 그 때문에 생기는 허탈함과 황당함이 범벅 된 호쾌한 한바탕 웃음으로 우울했던 기분을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복고적인 느낌의 세편의 단편은 때로는 직접적(내 나이키)으로 때로는 우회적 (교회누나)으로 우리의 감성을 자꾸만 과거로 이끈다. 그 옛날 교복, 옛날 택시, 옛날 느낌이 팍팍 드는 나이키 운동화, 심지어 지나가는 학생의 돈을 뜯는 건달학생에서까지 나의 어릴 적 학창 시절이 그림같이 떠오르게 하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할 용기가 없는 동네 동생의 교회누나에 대한 안타깝고 아련한 사랑을 간직한 영일 과 주희의 데이트모습을 보면서 아주 옛날 군대에서 휴가 나온 나의 첫사랑과 함께 데이트 하던 수줍던 그때 나의 모습과 어쩌면 저리도 닮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했다.
“뛰어난 단편 영화가 참 많은데, 단독으로는 개봉이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워 3부작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한 장진 감독은 흥행 부담이 큰 장편 극영화에 비해 연출자의 개성과 다양한 스타일을 시험해볼 수 있었던 이 단편 연작 드라마 스타일의 영화 작업을 이제껏 자신과 의기투합하였던 많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이 작업을 은근히 즐긴 듯싶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한편의 영화 값으로 3편의 영화를 연달아 보는 횡재를 했을 뿐 아니라 각각 다른 드라마지만 같은 배우가 각각의 단편에서 판이하게 다른 다양한 캐릭터의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준다. 그러면서 전편의 캐릭터에 비해 연달아 나오는 단편의 캐릭터들의 다른 모습들과의 비교를 하는 은근한 재미도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한편의 영화에선 함께 공연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감초 같은 주, 조연급 연기자들을 한꺼번에 한 스크린 안에서 볼 수 있는 선물을 준다. 아직까지 배우가 영화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지명도 높은 많은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본다는 건 관객들에게 근사한 선물이 아닐 수 없으니깐…
어쩌면 이 영화는 70년대의 향수를 가지고 있지 않은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큰 공감이나 재미를 선사하지 못하고 어쩌면 지루하다는 느낌을 줄지도 모르고 장진 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그만의 스타일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재미로 다가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 또한 많은 배우들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스타 급 연기자라기보다는 감초급 연기자들이 많이 출연하는 복고적인 느낌의 이 영화가 다른 영화들에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을 주거나 화려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어 관객의 시선을 덜 받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따뜻한 유머가 살아있다. 따뜻한 웃음을 주는 생생한 상황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흐뭇함을 준다.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든 제작자, 감독, 배우 그리고 스탭 모두의 끈끈한 우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화다.
영화의 재미나 흥행성을 차제하고라고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새로운 시도(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나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따뜻한 내용 그리고 그들의 끈끈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이런 영화는 굉장히 바람직한 영화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그들이 이 영화를 제작한 의도를 인정 받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조그마한 바람이다. 모두들 이 영화를 보면서 추억여행을 다녀오셔도 좋으실 듯…
무비걸 www.on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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