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친일영화'가 아니라 '친일파 미화 논란' 이다.
실존인물이 친일행각을 했던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게 문제지.
마치 실존인물 이완용을 어쩔 수 없이 일본에 동조하는 인물로 그리며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했던 열정을 가진 인물로 그렸다면, 그 영화 자체는 일본을 찬양하는 영화는 아니겠지만 친일 인사를 정당화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파악해야한다.
실존인물이었던 박경원에 대한 지식이 없이 이 영화만 본 사람들은 이 영화가 왜 친일 논란에 빠졌는지 절대 이해를 못할 것이다. 영화의 내용을 보면 일본을 찬양하는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 영화에 대한 논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실존 인물이었던 박경원에 대한 지식과 역사적 지식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이 영화의 소재가 된 실존인물 박경원이라는 인물은 비행사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일본 제국주의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였고, 일본제국 역시 그녀를 자신들의 체제를 정당화하는데 활용하였다. 그 예로 실존인물 박경원은 일본제국을 찬양하는 비행을 하다가 추락사하여 사망하였는데, 이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 모습을 아주 멋지게 그린다. 실제 역사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애인의 유골을 들고 마지막 비행을 애처롭게 떠나는 영화 속 주인공 박경원... 그러나, 실제의 박경원은 유골을 들고 비행을 떠나지도 않았고 그저 '일만친선 황군위문 일만연락비행' 이라는 일본제국 찬양 비행을 하다가 추락사한 것에 불과하다.
그 이외에도 실존인물 박경원의 친일행각을 증명하는 역사적 자료는 수두룩하게 많이 존재하고 있으나 이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철저하게 간과하고 주인공을 미화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영화를 영화로만 판단하라고 어떤 사람들이 헛소리를 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100% 픽션 영화가 아니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 존재했던 인물 박경원과 그가 했던 행각을 소재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는 역사, 정치, 사회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다시 말해서, 이 영화는 역사나 실존인물과 같은 영화 외적인 부분과 결부되고 논란이 붉거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 제작진들은 이 부분을 간과했다.
실존인물, 그것도 친일행각이 있었던 인물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면 영화 속 등장인물의 이름을 실존인물과 다르게 바꾸던지 아니면 '이 영화는 실제 역사에 소재만 차용했을 뿐 역사적 사실과 다릅니다' 라는 점을 충분히 대중들에게 각인을 시키던지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했어야했다. 그러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영화 기획과 홍보 시에 실존인물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대로 그린 것 처럼 홍보를 하지 않나 영화 마지막에 박경원의 비석 앞에서 배우들이 모여 눈물을 질질 짜는 모습 까지 보여주니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본에 동조하며 열정적으로 살다간 이완용" 이라는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놓고 배우들이 이완용 비석 앞에 가서 눈물을 질질 짜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참고로 말하자면, 이 영화의 시나리오 초고에 관여한 소설가 이인화라는 인물은 극우보수적인 사람이며 박정희를 대단히 존경하는 사람이다. 실제로 박정희를 찬양하는 글을 여러번 발표하였고, 박정희의 친일행각에 대해서도 수시로 정당화하고 있다. 그는 상당수 극우보수파들이 그렇듯이 일제시대를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박경원이라는 인물을 발굴하여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다고 그는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제 알겠는가? 영화에 대해서 논하려면 이러한 주변 상황과 역사, 지식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영화만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은 한심한 작태인 것이다. 특히 이 영화 처럼 실존인물과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경우는 더욱 더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 밑에 있는 글들은 죄다 헛소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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