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올드보이가 생각난다.
잔인한 장면을 못보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이 명작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세상의 도덕적 금기를 깬다는 것.
그리고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불편함을 느낄만한 이유도 그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조금의 차이가 있다.
아니 엄청난 차이가...
영화 관람후 '뭐야~ 이게 말이 돼' 이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냥 영화는 재밌게 봤다는 사람들은 그 차이를 놓친 사람들이다.
아버지와 딸 사이의 이성적, 육체적 사랑은 당연히 말이 안된다.
그러나 그것이 타의에 의해 계획된 범죄의 결과라면,
그냥 굉장히 불행한 사건이 될 수 있다.
두 사람이 '한 몸' 이루기를 서약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아껴주고 함께 하기를 약속하는 결혼을 한 후,
다른 사람도 포함시키기를 원해 '셋이 한 몸' 이루는 사건이라니...
한편이 다른 한편을 속이고 다른 이와 한몸 되는 것은 주인공의 말대로 '간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동시에 두 남편과 결혼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 두 명의 상대방에게 같은 아픔을 주며 살겠다는 지독한 이기주의지 사랑이 아니다.
영화속 주인공이 괴로워하는 부분을 재밌게 감상할 수 도 있으나,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올드보이의 사건보다 더 불행한 일 아닐까?
사랑의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사랑 자체가 거짓인거다.
혹 이렇게 생각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두 남자가 온전히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면?
옛날에는 삼처사첩도 있는데 왜 여자는 안되고 남자만 되는가?
두남자가 온전히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체인과 같은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한쪽으로만 연결가능했기에 두 개만 연결 될 수 있던 고리가, 양쪽으로 연결가능해진다고 생각해보라.
자전거 체인도 아니고 이건 뭐 인간사회랄 수 없는 상황이다.
결혼이 의미가 없고 가정의 경계가 무너지는 ..
직장 동료가 나의 아내의 또다른 남편의 또 다른 아내의 .... 먼 남편일 수도 있다. -_-;
옛날의 삼처사첩은? 이라고 묻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그것이 정당하다고? 그 시대의 여성의 아픔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물론 그 시대 여성이 다 그랬으니 그 아픔이 덜 할 수도 있겠다지만,
과연 노예제 시대에 노예들이, 다른 노예를 보며 다들 그런데 뭘... 하고 만족해했을까?
이런 책이 씌여지고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