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한 설화집인 요재지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화피"
듣기로는 이미 90년대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란다.
개인적으로 "조미"를 좋아해서 보게 되었는데 특히나 천녀유혼계의 요괴 영화라는 것 또한
내 마음을 잡아끌었다. 또다른 히로인인 주신(소유 역)은 왕조현만큼 아련하고 고전적인
미는 없었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 수록 묘하게 매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나 남자 주인공인 진곤(왕생 역)이 정말 뭐랄까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잘생긴 남편
이미지라서 보는 내내 참 몰입이 잘되는 영화였다.
베드씬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말이 많던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하지 않은 적절한 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요괴인 소유(주신 분)가 왕생(진곤 분)을 유혹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왕생이 이에 고민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부인인 패용(조미 분)과의 약간의 베드씬은 필요하다는 느낌이었다.
본래가 설화를 바탕으로 한 탓인지 이야기는 "결자해지"의 방식으로 끝을 맺었다.
천녀유혼처럼 진정한 사랑에 빠진 요괴, 인간과 같은 애정을 가지고 싶었던 요괴의
이야기였다. 줄거리는 뻔했지만 화면구성이나 연출방식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특별히 지루한 구석도 없고 요괴&무협 영화 특유의 어색한 CG도 없었다.
특히나 요괴 소유를 짝사랑하는 또다른 요괴 소역(척옥무 분)의 카멜레온적인
특성(주변 사물에 몸을 완전히 숨기는 능력)을 깔끔하게 처리해서 이젠 중국
영화도 퀄리티가 있구나 느끼게 해줬다.
보는 내내 음악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신비스러우면서도 급박하고 애잔한 느낌을
때마다 잘 살려낸 것 같았다. 의상이나 소품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화면의 색감도 진하거나 화려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고 아름다웠다.
이런 이야기가 이제는 식상해...라고 말하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백발마녀전이나 천녀유혼을 재밌게 봤었던 나는 정말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오히려 다른 유명한 중국 감독들의 대작들보다 완성도가 높았다.
요괴 그리고 슬픈 사랑이라는 코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식상한 이야기가 별로라고 하는 분에게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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