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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영화 멋진 하루
aura1984 2008-09-26 오후 6:42:05 173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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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참 특이하다. 어느 겨울, 황량해 보이는 경마장 주자창에서 낯선 배우들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보여주면서 정말 우울하게 영화를 시작해 놓고는 극장문을 나설때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짓게 만들어 버린다. 아니 영화의 마지막, 이 영화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도연이 미소짓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나 자신도 모르게 내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왜냐하면 전도연의 그 미소가 공감가기 때문이다.

 

헤어진지 일년만에 채권자와 채무자가 되어서 만난 두 남녀의 하루 동안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별것 없고 재미도 없어 보이는 두 남녀의 하루 동안 이야기를 정말 특별하고 행복한 이야기로 만들었다. 여기에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가 있다.
이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윤기 감독은 정말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정말 멋지고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자칫 한없이 지루할 수 없는 이 이야기에 전도연과 하정우라는 배우가 활기를 불어 넣는다. 시종일관 무표정과 짜증만을 일삼는 전도연의 시니컬한 연기는 두말할것 없거니와 그런 전도연의 행동에 아랑곳하지않고 시종일관 구강액션을 선사하는 하정우의 연기는 이 영화에 집중하게 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특히 하정우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어찌보면 한없이 밉게만 보일수 있는 병운이라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바꾸어 놓았다. 여기에 독특한 카메라 앵글과 빛과 그림자를 적절히 이용한 신선한 화면들은 관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두배우의명연기를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병운과 희수가 하루 동안 만나는 사람들 또한 하나같이 독특하고 특이하다. 나름 각각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그들은 병운 때문에 우연히 희수와 만나게 되고, 시종일관 시니컬한 희수의 행동때문에 부딪히게 되면서 그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들은  아기자기하면서도 꽤나 흥미롭다. 여기에는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김혜옥, 장소연, 기주봉, 오지은 등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한 몫 제대로 하고 있다.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반복되는 에피소드에 조금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것이 영화는 두시간내내 큰 갈등도 없이 단지 희수와 병운이 만들어내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독특한 에피소드만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들은 하나같이 소중한 이야기들이다. 왜냐하면 그들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들은 희수와 병운이 일년전에 어떤 연인이었는지 유추해 볼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영리하게도 헤어진지 일년만에 다시 만난 두 남녀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그들이 헤어지기 전 두 남녀의 행복한 한때의 모습은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일년만에 다시 만난 그들이 하루 동안 지내게 되면서 겪게되는 여러 에피소드 속 갖가지 설정을 통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희수와 병운의 일년전 모습을 각자 나름대로 그려보게 만들어 주고 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김혜옥 여사님의 웃음소리!!

 

이 영화의 엔딩은 지금까지 본 어떤 영화의 엔딩보다 독특하면서도 새롭다. 관객은 영화의 마지막에서야 희수와 병운의 첫만남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끝이 나지만 관객 머리속에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는다. 아니 지금부터는 희수와 병운의 헤어지기 전의 새로운 이야기가 관객의 머리속에서 새롭게 시작된다. 그래서 관객은 극장문을 나설때 흐뭇해지는 것이다.

 

하정우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영화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북극에서 에어컨을 팔것 같은 남자와 사막도 얼려버릴것 같은 시니컬함을 가진 여자의 독특하면서도 행복한 로맨스가 궁금하다면, 극장문을 나설때 흐뭇하게 미소짓고 싶다면 이 영화 '멋진 하루'를 적극추천하겠지만, 영화 <가족의 탄생>이나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서 재미를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관람을 자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특히 액션영화를 극도를 좋아하는 남친에게 이영화를 보자고 권하는 여친은 없기를 바란다. 남친은 극장에서  쿨쿨자는모습을 보고싶지 않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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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8, My Dear Enemy)
제작사 : 영화사 봄, 스폰지 / 배급사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haru2008.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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