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보이1'편을 극장에서 본 사람으로써, 그 당시 이 히어로물은 아주 냉대한 찬밥신세를 면치못했고,
같이 봤던 친구녀석한테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으면서까지 봤던 영화였다.
이렇게 썰렁하고 유치한 영화가 어딨냐며... 마치 영화속 '헬보이'신세와도 같은 영화였다.
그런데도, 그 와중에 난 '헬보이' 녀석이 참으로 매력있게만 보였다.
출생은 '악마의 자식'이요, 그러나 후천적인 환경의 영향으로 '착한 성깔'과 '정의'의 편에서
싸우게 되는, 묘한 입장의 슈퍼히어로. 그야말로 '선천적인 태생'보다 '후천적인 가정환경'이 더 중요함을
보여준 드문 케이스의 히어로라고 할수있겠다.
그런 까칠한 상황속에서 생겨난 그의 '까칠한' 본성.
시가와 맥주와 심지어 안어울리게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의 본성은,
영락없는 그 나이대의 마쵸맨이다.
그런데, 사랑하는 연인 '리즈'앞에서는 한마리의 양이요,
그녀를 보호할땐 한마리의 불사조가 되고,
그녀의 마음을 잡지못할땐 한마리의 외로운 늑대가 된다.
그도 결국 한 '남자'인 것이다. 이젠 더이상 '보이'가 아닌 '맨(man)'이다. '헬맨(Hellman)!'.
이런 인간성의 변화를 보여주는 2편은 사실 1편보다 더 대중적이고 재밌다.
영화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유머와 위트'는 이 영화가 그렇게 심오하거나 어두운 영화가 아님을 보여주며,
시종일관 관객과의 소통에 능한다. 그 와중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영상세계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이목을 이끄는데도 성공한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인물들을 보는듯,
전형적인 외모를 가진 이들이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신기하면서도 기괴하고, 그러나 기묘한 맛이 있는
캐릭터들이다.
'헬보이'도 그렇다. 그녀의 연인 '리즈'도, 헬보이와 함께 연애에 괴로워하며 'can't smile without you'를 부르는
물고기 인간 '에이브'도, 새로운 동료 '요한 크라우스'도 어느하나 버릴것없이 독특한 캐릭터들이다.
기묘해서 사랑스럽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스토리가 조금 유치해도 조금 덜 빨려든다해도, 이 영화는 그래서 재밌다. 캐릭터의 승리다.
'부제'인 황금군대가 비록 생각보다 조금 나온대도, 헬보이의 매력을 탐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며
그 재미를 느끼게하는영화다. 이제는 자신의 애매한 정체성의 확립과 동시에, 한 가장이자 아빠가 되는듯한
내용을 다룰듯한 '3편'은 그래서 더더욱 그 어느영화보다도 기대가 된다.
이렇게 매력적인 '그 분'이시기에, 나는 3편을 기다린다. 더더욱 까칠한 매력을 갖고 돌아와다오, '헬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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