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제목을 딴 데는 그만큼 소지섭의 비중이 엄청났다.
물론 감독의 연출력, 극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나리오 등도 중요하긴 하지만
소지섭의 연기력이 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솔직히 많은 관객분들이 기억남는건 소지섭뿐이었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신인인 장훈감독이 김기덕감독작품을 연출해서인지 몰라도 김기덕감독의 색깔이
묻어난다.
현실과 환상을 모호하게 뒤섞어 놓고 대사를 극도로 절제하고 행동으로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지섭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그는 훌륭하게 대사보다는 하나하나의 몸짓, 세상을 향해 비웃는 듯한 눈빛
등은 지금도 내 가슴속에 각인되어 있다.
강패(소지섭분)는 중간보스로서 냉철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지만 가슴 한켠엔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었기에 홀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정도로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액션배우로서 이름난 배우 수타(강지환분)를 룸싸롱에서 만나게 된다.
영화를 촬영하던 배우 수타(강지환분)는 액션씬에서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해 상대 배우를 폭행,
영화는 제작 중단 위기에 처한다. 또한 어떤 배우도 깡패 같은 배우 수타의 상대역에 나서지 않아
궁지에 몰린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룸싸롱에서 싸인을 해주며 알게 된 강패(소지섭분)를 찾아가
영화 출연을 제의한다.
이때 강패 역시 특이한 제안을 하는데, 액션씬은 연기가 아닌 실제 싸움을 하자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현실과 연기가 모호하게 엉키게 되는데 연기가 실제가 되는 거고 실제가
연기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점점 극적 흥미를 더해간다.
실제깡패가 연기자가 되고 연기자가 실제 깡패가 되가는...생각만 해도 짜릿했다.
그리고 실제를 방불케 하는 마치 서로 가진 것을 모두 건 듯한 영화촬영이 시작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강패가 수타에게 던진 한마디였는데 카메라르 보지 말고 날 보고
싸우라고 그러니까 자꾸 한 템포씩 늦는거 아니냐?진짜 덤벼보라고...
그리고 강패의 리얼한 실제 싸움은 리얼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리얼액션의 최고봉이라 생각했던 본아이덴티티시리즈와 같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강패,수타 두 배우에게 많은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강패는 중간보스로서의 역할과 배우로서의 역할의 충돌로 인해 고뇌하게 되고 현실과 연기가 뒤섞이게
된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수타 역시 연기가 아닌 점점 실제 싸움에 익숙해 지고 진정한 파이터로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결국 최후에 라스트씬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촬영은 진행이 되고 둘다 실제로 싸워서 한 명이 쓰러
질때까지 싸우기로 다짐을 한채 촬영이 시작되는데.....
'영화는 영화다'의 라스트씬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장면이었다. 강패가 행동과 눈빛으로 보여준
라스트씬은 수타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는 보는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영화는 영화다'는 정말 강렬하게 인상적인 영화다
그리고 이런 강렬함과 인상적인 영화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지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소지섭의,소지섭을 위한,소지섭의 영화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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