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엄마랑 양천구민회관에서 천원내고 봤어요. 처음에는 천재이야기가 나오니 흥미진진 하더군요. 중간엔 주인공의 정신분열증 이야기라 지루하고 답답했어요. 그렇지만 끝이 좋으면 모든것이 좋다는 생각은 어쩔수 없네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눈물이 자꾸 고여서 참느라고 혼났거든요. 영화는 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뤄쉬교수'에 얽힌 실화래요. 저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알만한 사람은 아는 인물이지요.
주인공 뤄시는 숫자만을 생각하는 천재예요. 그의 천재성은 평범한 우리들이 보기엔 외로운 미치광이 이지요. 적어도 그를 사랑하는 아내가 나타나기 전 까지만은요. 그의 천재성은 망상에 집착하는 가운데 정신분열증을 일으킵니다. 저는 영화내내 출연하는 망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몰라 무진 애를 태웠습니다. 정부요원(명예욕)과 활발한 룸메이트(활발함 사교적), 그리고 예쁜소녀(나이가 들지않음)였는데, 주인공이 바라는 염원이겠지요. 망상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영화가 거의 종반에 가까울 때 였으니까 제가 얼마나 이 영화를 해매면서 봤는지 알만하지요?
그런데 이 영화의 제목이 왜 '뷰티풀마인드'였을까요! 그것은 먼저 정신분열증을 극복한 주인공의 이성적인 사고였을테고요, 그의 헌신적인 아내의 수고겠지요. 그리고 한가지 더 있다면 주변의 친구들, 교수들, 정신병원 의사겠지요. 바로 이 부분이 미국사회가 추구하는 정신 일거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카데미상을 휩쓸었고요.
영화를 보고 제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나 부끄러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해하기 보단 조그만 일에도 감정을 그대로 발산하는 저 자신을요. 감정을 자제하면서 대화하는 그들이 정말 부러워요. 나도 내 남편과 아이들에게 존재의 이유가 되며 존재 그 자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노벨상 수상식에서 주인공 뤄시교수가 밝힌 짧은 수상소감은 아내를 향한 바로 그 한마디였거든요. 아마 이쯤에서 모두들 눈이 시큰거렸을 겁니다. 정말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