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입소문으로 기대심리를 한껏 높혀 논 상태로 뒤 늦게 영화를 봤다.
물론 이상한 영화는 아니다.
이병헌씨와 정우성씨로 인해 눈 정화도 됐고 송강호씨 역할에 웃음도 났다.
하지만 모험왕 스타일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의 취향 때문인지
사람들의 입소문만큼의 재미는 나에게 없었던 것 같다.
그럼 하나 하나 짚어 보자.
우선 배우들...
감독님께서 영화의 '대구' 캐릭터는 송강호씨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달콤한 인생"을 찍고 난 후 이병헌씨에게 "창이" 역할을 너무 맡기고 싶어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정우성씨가 속상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역할을 각자의 캐릭터에 잘 어울렸고
연기력 또한 누구나 인정한 것처럼 문제삼을 것이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의 대부분은 정우성의 간지에 허우적거렸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난 이 영화에서 창이 에게 매력을 느낀다.
반 싸이코로 정말 정말 나쁜 놈이며
다크써클 가득한 눈매에 90년대 머리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보자마자 내 시선을 끌었다.
화면 가득히 담겨 있는 매서운 눈매와 입에서 뿜어 나오는 담배 연기는
비록 나쁘기는 하지만 가슴 가득히 상처가 많이 담겨 있는 사람의 캐릭터였다.
물론 이런 사람을 매력있어 하는 내가 100% 정상이라고는 말할 순 없다. ㅋㅋ
그리고 영화 내용...
말 그대로 이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나 모험왕 같은 서부극 보물 찾기 같다.
난 사막의 모래 바람 사이에서 하나 둘 셋 하며 총질하는 서부극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고대 보물 찾으러 무작정 지도 한 장 들고 떠나는 보물 찾기 영화도 취향이 아니다.
만약 배우들이 아니었더라면, 그리고 입소문이 아니었더라면
결코 보지 않았을 영화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영화 취향이고
내가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놈놈놈'이 잘못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말할 수 없다.
물론 훌륭한 스타일의 기법과 대본과 구성은
미국에서 그렇게 말이 많았던 인디아나 존스에 비교해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 것 같다.
(난 인디아나 존스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에 4편만 봤는데 뭐 그저 그랬다. )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이 세명이다 보니 2시간 조금 넘은 시간 안에 모든 캐릭터를 담기가 버거워보였기는 했다.
중간에 나오는 정우성 씨의 꿈이 무언지도 나오지 않았고
편집에서 약간 자른 부분이 보이긴 했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 영화 관객의 입장에서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 인 것 같다.
(그렇게 한 뭔가 심오한 감독의 뜻이 담겨 있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기대했던 것보다는 약간 못미쳤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서부극도 무난히 만들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준 영화 같다.
난 '달콤한 인생' 이후로 이병헌씨의 또 다른 매력을 보게 된 것이고...
아직도 생각난다.
이병헌씨의 다크 써클 눈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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