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참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 졌다고 들었다. 제작사가 중간에 바뀌고, 제작비가 훨씬 많이 들어 95억원의 제작비가 들었고, 추가 작업을 여러번 하는 등 거의 3년에 걸쳐서 작업을 완성했다고 했다. 어쨋든 이 영화는 일제시대의 여류 비행사인 박경원을 모티브로 (전기 + 항공) 구성했는데 우리 한국영화에서는 최초의 시도가 아닌가 싶다. 영화에서 그린 박경원은 일제 강점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1분 1초도 헛되이 보내지 않았고, 32년을 살아가는 동안 항상 치열하게 살았던 여자로서 그녀의 도전과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친일 논란이 되고 있어서 시끄럽기는 하지만 친일 논란을 잠시 접어두고 영화의 좋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솔직히 말해 박경원(장진영)과 기베(유민)의 비행기 경주씬과 그리고 한번 쯤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 여러번 나오는 것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배경이 된 이탈리아 피렌체 처럼) 그리고 주연 배우들이 케릭터가 딱 맞게 케스팅 되었다는 것이 좋았다. 멀리서 카메라 잡으면 남자 같은 이미지 장진영과 연기력만큼은 이미 검증(?)된 김주혁, 생각보다 분량이 작았지만 멋있는 나카무라 토오루, 그리고 유민도 케스팅 굿이다.
반면에 아쉬운 점 또한 있었는데 일단 영화 개봉전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었던 친일영화 문제이다. 물론 영화는 박경원의 친일 논란을 따지려고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녀의 하늘에 대한 열정 과 꿈을 그리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화가 너무 많이 되어 영화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잘못된 역사관을 가질 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녀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시절임에는 분명하다. 여기서 꿈과 조국에 대한 딜레마가 발생 할 수 밖에 없다. 비극적인 케릭터의 한지혁은 가상의 인물일 뿐이고, 그 밖에도 여러명의 가상 케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영화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박경원은 정말 수 없이 고뇌를 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할텐데... 물론 현재 일본 총리 고이즈미의 조부와의 염문설도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그녀는 이미 부자였고, 또한 비행학교를다니면서 조선황실에 지원 또한 받았는데, 구지 일본의 앞잡이가 될 수 있는 황국위문 비행이라는 명칭으로 조국을 향한 비행으로 택했었야 했나? (물론 그게 마지막 비행일 줄은 몰랐겠지만 말이다.)
역시 영화에서 등장하는 후배 이정희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않았고, 나중에 해방이 된 후 조선에와서 비행사로 활동한 것과 비교해보면 그녀가 일본과 어느정도 결탁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 아닐까? 물론 조국이 해준게 없는데 조국을 위하는 것보다 개인의 꿈을 이뤄가는 것이 더 낳은 선택이라고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을사오적중에 이완용을 예로 들어보자. 이완용의 꿈은 요즘으로 말하면 부동산 매매업자가 되는거라 할 수 있다. 나라를 팔아먹어 자기 자손들이 번창하면 잘 살길 바라는 그런 꿈을 가졌다고 한다면, 그 꿈을 선택한 것이 정말 더 낳은 선택일까? 정말 생각해 볼 문제 아닌가?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었나?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고 본다. 충격을 먹은 것은 영화사이트의 감상평&리뷰등을 읽다보니 극중 지혁의 친구인 기자(독립운동)를 비난 하는 글이 상당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놀랐다 그런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일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는데 ㅡㅡ;;
또 태클 들어올지도 모른다, 그건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 키에다가 원자 핵폭탄을 던져서 그런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분명 가족과 친구와 모든것을 버리고 독립운동을 해 주신 순국 선열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음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영화 감상평을 쓰다가 친일 문제로 인해 흥분해서 글이 길어졌다. 어쨋든 영화는 영화대로 평가해야 마땅하지만 이 영화만큼은 소재가 민감하고 주제와 내용에서 너무 깊숙히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한번 쯤 그 시대적 사실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 만큼은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올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비교적 좋았다. 영화 자체로만 보면 한 번 쯤은 추천해도 괜찮은 내용의 영화라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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