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하반기 최대의 화제작 '놈놈놈'이 드디어 개봉하였다. 칸 영화제와 시사회 이후 쏟아진 호평과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이라는 세배우의 만남만으로 수많은 화제를 뿌렸고, 관객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이 영화는 올해 개봉한 영화중에 최대스크린을 확보하였고, 최고예매율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영화를 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했다.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보는것만으로도 ,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장르의 한국영화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도 행복했다. 그리고 이런 새롭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것이 우리나라의 김지운 감독이라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볼때도 느꼈지만 우리나라의 감독들은 헐리우드의 장르영화를 가져와서 만들면서도 헐리우드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한국의 정서와 한국의 문화에 맞게 새롭게 만드는 능력이 정말 뛰어난것 같다.
사실 이 영화의 완성도가 그렇게 뛰어나다고는 말 못하겠다. 뒤로 가면 갈수록 다음에 벌어질 이야기가 예상이 가능해지는(나만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스토리라인은 새로운듯 하면서 전혀 새롭지 않아 보이고, 일부 장면은 15세관람가영화답지 않게 잔인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 영화의 완성도가 어찌되었던 이 영화는 분명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였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이며, 주목받아 마땅한 영화이다. 이미 오래전에 헐리우드에서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후 거의 폐기처분되다시피한 웨스턴이라는 장르를 김지운 감독은 한국형 웨스턴 일명 '김치 웨스턴'으로 다시 탄생시켰다. <반칙왕><조용한가족><장화홍련><달콤한인생> 등 만드는 영화마다 자기만의 독특하고도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어온 김지운 감독은 이 좁은 땅 한반도에서는 전혀 불가능해 보였던 '웨스턴'이라를 장르를 만주라는 광활한 대륙을 바탕으로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놓고 있다. 만주가 어딘던가? 한때 우리의 땅이였으나 일제에 의해 중국에 넘어간 땅으로서 일제치하 당시 많은 독립투사들이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쓰던 지역이 바로 만주이다. 김지운 감독은 바로 그 곳, 만주를 바탕으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라는 세명의 독특한 주인공을 내세워 웨스턴이라는 장르로 한국형 웨스턴으로 만들어냈다. 지금껏 한국영화사에서 본적없는 이 새로운 장르는 광활한 만주대륙을 바탕으로 쫒고 쫒기는 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광활한 만주대륙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그리고 그들을 쫒는 또다른 놈들의 쫒고 쫒기는 장면은 이 영화의 명장면이라고 할만큼 스크린에서 눈을 땔수 없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적당히 경쾌하면서 긴장감을 형성하게 만드는 음악까지 더하여 더욱더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이외에도 귀시장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이나 초반부 기차강탈 총격전 등도 웨스턴 장르 영화답게 지금껏 보지못한 흥미로운 총격전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각각의 캐릭터에 활기를 불어넣는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배우들의 호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다.
이상한놈 송강호는 말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답게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영화의 대부분의 웃음 코드는 송강호에 의해 만들어질정도로 몸을 사리지않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나쁜놈 이병헌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금껏 본적없는 이병헌의 강렬한 눈빛은 나쁜놈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매력적이며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영화 중반 보여주는 그의 복근은 남자들조차 찬사를 내뱉을만큼 완벽하다.
착한놈 정우성은 영화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로, 지금껏 보지못한 액션장면들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귀시장에서의 줄을 타고 날아다니면서 벌이는 총격전이나 말을 타고 달리면서 총을 한바퀴 돌리며 총을 쏘는 장면 등은 남자가 보아도 정말 멋지며,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들 세놈외에 손병호, 마동석, 윤제문, 류승수, 엄지원, 이청아 등 조연배우들또한 안정감 있는 연기를 통해 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영화 놈놈놈은 올해 한국영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200억이라는 한국 영화 최고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가 망하면 한국영화 전체가 망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이 영화의 흥행에 이목이 집중되어있다. 그리고 이 영화 올해 최고의 오프닝 성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문제는 과연 그 흥행성적이 얼마이냐이다. 과연 이 영화가 다음주 '님은 먼곳에'와 그 다음주 '눈눈이이', '미이라3'의 협공을 물리치고 천만관객을 돌파할수 있을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결과는 내일부터 대부분 언론들이 '놈놈놈 흥행 성적'이라는 제목아래 생중계 해 줄것이다. 결국 우리가 할 일은 이 영화 놈놈놈을 즐기는 일뿐이다. 왜냐하면 놈놈놈이 웨스턴이라는 새로운 장르영화로서 잘만든 오락영화임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세배우를 한 스크린에서 만날수 있는 이 매력적인 기회를 뿌리치기엔 힘들어 보이니까말이다.
결국 선택은 당신의 몫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