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 서로 소통이 되지 않고 상처를 주고 받는 가족이나 연인들 앞에서 모두는 서로 "너 나한테 왜 이래?"는 물음을 던집니다. 그 질문 속에는 자신은 잘 하지 못하면서 내 가족이나 연인은 내게 잘못 대하면 안된다는 이기심이 숨어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알아서 배려해주고 원하는 것은 돈이든 집이든 사랑의 감정이든 모두 내줘야 한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설사 가족이라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기대려는 것은 가족보다 먼저 자신을 망치는 길이지만 늘 마음이 더 약한 쪽이 당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기차역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엇갈리며 스쳐가는 장면에서 <가족의 탄생>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즈막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스치듯 지나간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으로 태어나기 까지는 시간이 겹으로 쌓이겠지요. 모두 다른 곳을 바라보며 걷지만 세월이 흘러서 우연 혹은 인연의 실타래를 쥐고 가까이 다가서는 이들이 마주 보게될 때 또 다른 이름의 가족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배우들의 나무랄데 없는 호연으로 깊이를 더하고 감독의 남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줍니다. 각 이야기 마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틈을 좁혀가는 일상을 들추는 영상이 무심한듯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한꺼번에 풀어 헤치듯 드러내지 않고 묶여진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가며 알아 가는 재미가 있는 영화 <가족의 탄생>에서 대안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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