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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 도쿄맑음
asura78 2001-02-17 오후 8:17:06 635   [0]
어릴 적 사진들을 보면 울고 있는 사진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의 내 자신이 나이가 먹어갈수록 제 모습은 언제나 웃고 있는 모습이거나, 부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삼류 배우의 모습으로 변해 갔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어릴 때 사진들은 하나같이 자연스러운 맛이 살아있는 반면 지금의 사진들은 그저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하기 위해 잠시 그 추억들을 그 사진 속에 잡아넣고 바라만 보는 느낌입니다. 내 추억을 박제시켜 놓고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때 찍은 자고 있는 모습이나 술취한 모습들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정말 그 사진들을 보면 어글리맨을 보는 듯 합니다.--;;)

전 가끔 거울 속에 비친 내 자신에게 묻곤 합니다."너 지금 행복하니" (이렇게 써놓고 보니 무슨 TTL 광고 같군요) 하고 묻으면 거울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행복이란 우리가 느끼지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와 그 느낌이 어떤 것인 지만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전 행복이라는 단어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행복이란 별게 아닌데도 말입니다.다만 우리가 느끼지 못할뿐 그것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데도 그걸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시간만은 그 해답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시간은 얄밉게도 그 해답을 너무 늦게 가르쳐 줍니다.우연히 시마즈가 가스렌즈에서 발견한 이름에서 왜 요코가 그때 그런 실수를 했는지 알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너무나 뒤늦게 발견한 진실은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우리는 다시 그 뒤늦게 발견한 진실 때문에 그 진실이 만들어 낸 추억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그 부부의 이야기는 너무 단조롭고 따분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뭔가 모를 따뜻한 손길이 느껴집니다.돌피아노에서 연주를 하는 능청맞은 그들의 모습이나, 살아 있지 않은 것들에 생명체를 불어넣고 그들과 대화하는 모습에서 그 부부의 사랑스러운 손길이 느껴집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것이 미래라면,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과거입니다.그리고 그 중간에 지금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에 바로바로 나타나는 현재가 있습니다.때로는 무언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살기도 하고,때로는 그 일들이 내 삶에 들어와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지켜보기도 합니다.

비록 그 결과가 신통치 않더라도, 주변을 둘려보면서 발견하지 못한 행복들을 찾는 그 아기자기한 재미는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거기에 굳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지 않고 자신이 만족하는 그 범위를 조금만 줄여간다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작은 행복들이 "왜 나를 않았지"라고 원망하는 소리가 귓가에 나지막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소리가 들리시는 분 어디 손 한 번 들어보실래요.

지금 이 순간 알랭의 [행복론]에 나온 말을 조금 인용하고 싶어졌습니다. "사람은 행복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사랑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사족:이 영화의 제목을 보고 바보 같이 무슨 영화인지 모르고 있었답니다.[도쿄맑음] 처음 듣어 보는 영화인데 하고 고개를 잠시 까우둥 거렸지요.[도쿄맑음:동경일화] 이런 식으로 굳이 한국어로 번역한 걸을 보면 전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아무튼 저도 이런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그 시간이 짧더라도 말입니다. ^_^

별점:★★★☆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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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맑음(1997, Tokyo Biy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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