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결말이다.
하지만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반전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지 않는가.. 그것은 그저 식스센스라는 초대박 영화로
굳어진 이미지와 우리가 갖는 강박관념일 뿐이지...
그가 만드는 영화의 미학은 스릴러/미스테리는 장르의 틀안에서
공포라는 감정을 극대화 시키고 그 공포감의 체험을 통해 이끌어내는 감독의 메세지 전달 능력에 있다.
여기서의 공포란 스크림과 같은 일회적인 놀래기성 깜짝쇼가 아니다. 관객으로 하여금 '과연 이 화면 뒤에는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그것이 바로 진짜 공포이다..
잠시 눈살을 찌푸리고 비명을 지르는 것과 숨을 조여오며 사고의 틀을 풀어놓는 지속적인 섬뜩함과는 분명 다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인간에게만 일어나는 미스터리 현상...
언어능력을 잃고, 다음으로 방향감각을 잃고,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어디서 공격이 일어나는지 보이지도 않고 타인이 아닌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 이보다 더 공포스러운게 있으랴..
자연의 힘은 인간보다 위대하다... 태초에선 그들이 먼저였으며
이 땅의 주인은 분명 "인간"이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
자연을 수단으로서만 생각해왔던 서구적 자연관에 반해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한 동양철학의 가치를 이 영화를 통해서 새삼 느끼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 미스테리한 상황이 또 한 번 나올때도 동양국가가 아닌 프랑스인가? 유럽국가가 나오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할 듯.
결국 자연의 대한 무분별한 파괴에 대한 경고의 메세지가 아닐까...
거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는 한가지 메세지를 더 던졌다.
"식물은 인간을 선별할 수 있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이상한 할머니는 "서로를 사랑해도 꼭 한 명이 조금 더 사랑하게 되있다"는 뭐 이런식의 말을 한다.
오로지 자신만의 생존을 위해 발버둥 쳤던 이기적인 인간들은 자연(식물)의 세찬 복수 앞에서 무분별하게 사라져 갔다. 하지만 주인공 남녀는 서로의 불신을 점점 없애가고 서로를 위한 희생을 통해서 어느 한쪽도 치우치지 않는 동등한 사랑을 하면서 자연에게 용서받고 다시 한 번 더 살아갈 기회를 받는다.
대자연의 힘도 어찌할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가진 가장 위대한 힘, "사랑" 이 아닐까...
아무튼 집앞에 덩그러니 서있는 나무 한그루가 이렇게 무섭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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