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화 ‘밀양’을 영화포스터에 적혀 있는 '이런 사랑도 있다...'라는 문구를 본 후에 한번 보려
고 그간 남들이 써놓은 평을 잘 보곤 하였으나 '밀양'만큼은 평을 보지않고 단단히 준비하고 관
람하고 싶었다. 칸 영화제에서 ‘밀양’의 여주인공인 전도연씨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기에 과
연 어떤 영화이었기에 칸 영화제에서 상까지 받았을까? 하는 구금증으로 일관하던 차에 기회가
되어서 보게 되었다.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 남편은 입버릇처럼 자신의 고향인 밀양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신애(전
도연)는 남편이 죽어서야 그 곳 밀양으로 향한다. 하나뿐인 아들, 준의 손을 잡고. 하지만 가는
길부터 평탄치 않다. 밀양을 5km남겨놓고 자동차는 고장이 나고 카센터 사장인 김사장을 만나게
된다. 신애는 이때 김사장에게 밀양이 어떤 곳이냐고 묻는다. 과연, 밀양은 어떤 곳일까. 밀양이
란 도시에 대해 가장 객관적인 입장이라 할 수 있는 신애의 남동생은 밀양을 이상한 곳이라고 정
의한다. 그렇다. 밀양은 이상한 도시이다. 그러나 이 이상함은 결코 이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는 볕이 내리쬐는 어느 국도에서 시작되어, 볕이 내리쬐는 신애의 집 마당에서 끝이 난다.
실제 밀양이란 지역의 뜻은 '햇빛 가득 넘치는 고을'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대다수
에게 있어서 밀양은 좀 더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그 의미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주관에 따
라 다를 것이다. 감독의 말대로 영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관객의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밀
양은 얼마 전 영화관객 백만명을 돌파하였다. 이 영화를 본 백만명의 관객에게 영화는 어떤 방식
으로 작용했을까?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이 영화의
총 러닝타임은 141분이다. 지루하다는 평도 있지만 나는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화려한 볼거리
에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버렸어요, 라기보다는 신애라는 여자의 삶에 이끌려 나의 하루를 다 소
진해버린 기분이다. 그만큼 신애의 시선을 따라 영화속에 몰입 할 수 있었고, 그만큼 영화는 나
에게 많은 여운을 남겨주었다는 이야기이다. 공포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섬뜩하고 긴장되었어,
라는 누군가의 말은 후반부에 가면서 이해되기 시작했다. 정말 공포영화보다 더욱 섬뜩하고 긴
장되는 영화. 신애의 집 마당 한 귀퉁이에 비춰지는 햇볕을 보면서도 그 긴장감은 끝내 해소되지
않았다. 이번에 본 '밀양"이라는 영화 역시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던 칸 영화제에서 상
을 탈 만큼의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관람 후에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영화라기보다
는 많은 생각 한편으로는 우울한 생각을 하게끔 하는 영화였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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