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파랑><용호문> 등의 영화로 홍콩 액션영화감독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엽위신 감독과 계속 뭉쳐지내는 배우
견자단이 선사하는 리얼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
하면 될것같다. 무술에 관련된 홍콩액션의 고정적인이미지를
깨트리고 '스포츠 MMA(Mixed martial arts)' 기술들을 선보이는
영화다. 1997년 홍콩반환전 시점에서 암흑가를 점거하며 승승장구
하는 토니형제와 그런 토니형제의 세력에 잠입한 형사 화생(고천락)
과 토니형제 검거를 위해 최고의 검거율을 자랑하는 화생의 파트너
마반장(견자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및 전개는 누구나 예상가능하고 식상한 느낌을 준다. 홍콩
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해야 할까 하는 감상을 심어줄 정도
이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스토리가 아닌 말 그대로 액션 영화로서
액션만을 감상하기에는 상당히 매력있는 점을 가지고 있다.
화생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치우디(판빙빙) 을 비롯한 캐릭터와
토니(예성)같은 비열한 악당캐릭터가 어떠한 느낌으로 어떻게
스토리를 전개시킬 것이라는 점도 예상 가능하며 심지어는 화생이
스파이로서 토니형제의 목표가 될것이라는 것도 영화를 보면서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흔히 이야기하는 스릴러적 반전을 홍콩영화
에서 기대하기는 힘들다. 대신 그 스토리를 메꾸어 주는 것은 액션
적인 부분에 있다. 마반장의 추격전에서 펼쳐지는 MMA 를 도입한
리얼리티 강한 액션은 사실적인 쾌감외에 화려한 볼거리로 마치
'UFC 경기' 를 실황으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리얼리티의 액션을 세련되게 승화시킨 이종격투기의 느낌을
체험해 보고자 한다면 이 영화는 충분한 만족감을 충족시켜줄 것이다.
마지막에 펼쳐지는 마반장과 토니의 격돌은 이러한 느낌을 극한으로
살려 액션영화로서의 새로운 느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나 액션에 기반한 느낌일 뿐이다. 솔직히 액션적 볼거리만으로 따진다고
하면 '옹박' 시리즈나 '13구역' 에서 이미 확인한바 있다.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이 영화는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퇴보적인
느낌을 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리얼리티의 극한을 추구하고는 있지만
그 속에서 비롯되는 쾌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보는 재미를 추구
하고자 한다면 한 가지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새로움을 추구하고
는 있지만 변화없는 고정된 스토리적 느낌에 오히려 성의 없는 영화적
전개가 눈쌀을 찌프리게 만든다. 그리고 액션을 강조했지만 볼거리가
그것밖에 없다면 '옹박' 시리즈나 '13구역' 을 다시 한번 감상해
보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할 듯하다. 캐릭터에 몰입될수 없는 감정선을
보여주는 감정이 살아나지 않는 연기에 왜 홍콩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외면받고 있는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주었다. 이제는
액션적 돌파구 보다는 스토리적 면이나 소재면에서 색다른 장점을
보여주는 그런 홍콩영화를 찾아 보고 싶다. 액션적 측면은 강하지만
이제 그런 장점만으로는 '팝콘 무비' 측에 넣어 주기도 힘들다는게
솔직한 의견이다. 강화된 액션, 새로운 액션의 변화를 시도했음에도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든 것은 액션외에 모든 것이 형편없이 감정이입
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그리고 스토리와 다른
모든 요소들이 그렇게 만든다. 이제 색다른 홍콩영화를 한번쯤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