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할 말 없는 영화....
전편에서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기초로 1달러 지폐의 비밀을 풀었던 벤 게이츠(니콜라스 케이지)가 이제는 조상이 링컨의 공동 암살범이라는 의혹을 풀기 위해 영국 여왕과 미국 대통령의 책상을 뒤진다. 속편 영화답게 <비밀의 책>은 1편에 비해 해외 로케이션 등으로 규모를 키우고 볼거리를 늘렸다. 영국 버킹엄궁 내부를 비추고, 미국에도 있는 자유의 여신상의 원류를 찾아 파리를 돌아다닌다. 그런데 왜 딱히 할 말이 없을까.
벤 게이츠의 목적은 조상의 억울함을 벗겠다는 건데, 대체 어떻게 숨겨진 보물을 찾으면 그 목적이 달성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이해를 못한건지 아니면 영화가 설명을 생략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일단은 그냥 따라오란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결과적으로 보물을 찾음으로서 진실(조상이 암살범이 아니라는??)이 밝혀진 게 아니고, 미국 정부가 언론 플레이를 통해 '그렇다!'고 믿게 만든다.(보물을 찾아준 대가?)
해리슨 포드 말대로 <내셔널 트레져 시리즈>는 가장 대표적인 <인디아나 존스>의 자식 영화이다. 그런데 자식은 아버지의 반에 반도 닮질 않아서 퍼즐 수준은 아버지에 비해 오히려 단순해졌으며, 긴장감은 느껴지질 않는다. 거기에 에드 해리스라는 매력적인 배우를 캐스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맡은 악역은 그가 했었던 기존 캐릭터의 반복에 불과해, 배우를 너무 도구적으로 사용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솔직히 영화 보는 동안 내 눈은 다이앤 크루거에 집중해 있었다. 다이앤 크루거는 그다지 아름답거나 예쁜 외모의 여배우는 아니다. 그런데 그의 눈은 참 예쁘다. 아니 예쁘다기보다는 똘망똘망하다. 바른 말 잘하고 똘똘할 것 같은 다이앤 크루거를 따라가다 보면 아무튼 영화는 끝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