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 영화 꽤 재밌게 봤다.
성룡과 이연걸이란 대스타들의 '맞대결'은
홍콩 액션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머리속에 그려보았을 장면이다.
중요한건 걸출한 액션스타가 드디어 한 스크린에서 만난게 하필
미국영화에서 였다는 점이다.
다른 소재도 아니고 '서유기' 의 스핀오프 정도라 할 수 있는 지극히 동양적 환상물에
등장한 중국배우들이 죄다 영어로 말하는 장면이라니....
참 어색하고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설정상 쿵푸에 환장한 미국 10대가 우연히 전설의 마스터에게
잃어버린 무기를 돌려주러 간다는 설정이니 그러려니 해야지...
어쨌든 이야기의 기본 줄거리를 본다면 당연히 주인공은 손오공에게
여의봉을 전해줄 임무를 지고 있는 마이클 안가라노가 되어야 겠지만
그가 캐스팅 된것은 어디까지나 동양의 환상물을 미국입장에서
풀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구실' 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안가라노는 영화속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고
사실상의 주인공은 당연한 얘기지만 이연걸과 성룡 두사람이다.
영화 시작 3분의 1 정도 지점에 등장한 성룡과 이연걸의 대결은
보는이의 심장이 두근거리게 할 만큼 흥미진진하며
이 장면이야 말로 포비든 킹덤이 지닌 최고의 미덕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제작진은 걸출한 배우를 캐스팅 해놓고도 장점을 극대화 시키지 못하고
이 정도 선에서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만다.
둘의 역할은 볼거리에다 주인공 소년의 정신적 스승이자 무술 선생정도에
국한되는 느낌이다. 포비든 킹덤에서 이전 성룡과 이연걸이 자신들의 영화를 통해 보여주었던
독특한 캐릭터의 색깔을 찾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매력적인 동양의 환상소설에서 소재를 따왔으나
제작진은 소심한 10대 청소년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며 강인해진다는
성장물이나 로드무비 정도에서 더 이상의 진전을 시도하지 않는다.
내가 반지의 제왕정도의 장대함과 유장함을 갖춘 어드벤쳐 환타지를 내놓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감독이 라이온 킹과 스튜어트 리틀을 만들었던 롭 민코프라는 점을 상기하면
포비든 킹덤이 가볍게 즐길정도의 오락영화에 머무른 점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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