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고전영화처럼 만든.
그래서 필름에 온갖 스크래치를 넣고, 영화 중간에는 필름을 잊어버려서 없다고 미안하다는 멘트와 함께 이야기가 건너뛰는 센스까지.
정말 이상한점은 포스터에 있다.
포스터에서는 주인공 여자 왼쪽 다리에 기관총이 꽂혀 있는데, 영화상에서는 오른쪽 다리다.
이것 마져도 의도한걸까?
브루스 윌리스가 등장하는데, 일부에서는 한장면 나온다고 핀잔하는 사람이 많지만, 까메오 출연이라 볼 순 없고, 꽤 오래 화면에 나온다.
초반에 잠깐 얼굴을 내민후, 영화 후반부에서는 제법 오래 나오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좀비영화류와 함께, 폭력성을 대리 만족시켜줄 킬링타임용 영화라 하겠다.
고전 작품을 리메이크 한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영화정보를 뒤져보니, 창작품인듯 하다.
그렇다면, 대단히 뛰어난 연출력 아닌가.
정말 옛날 영화같은 분위기를 이토록 잘 연출해내고, 옛날 영화를 리메이크 한듯한 느낌이 들게 하다니..
주인공 체리(로즈 맥고완)가 좀비들에게 다리를 뜯긴후, 한동안 나무책상 다리로 다니다가, 격투중에 나무가 부러져 나가자 결국 유탄발사기가 장착된 기관총으로 대신 끼운다.
영화는 한동안 체리의 남자친구인 엘 레이(프레디 로드리게즈)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영화 후반부, 체리를 여전사로 부각 시키면서 여타 여자 영웅 영화들처럼 체리의 카리스마를 잘 표현하고 있다
굉장히 나긋나긋 섹시한 외모의 체리이지만, 기관총을 쏴대고 유탄을 발사하며, 영화 막판에는 다연발(회전하는) 기관총의 위용을 자랑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은근히 카리스마가 풍겨나온다.
물론, 유탄 발사기를 발사하여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장면, 날아올랐다 맨살에 바닥으로 슬라이딩하며 기관총으로 수많은 적을 사살하는 장면등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장면들이 있지만, 고전영화에서는 이런 비 논리적인 액션이 많았었고, 이 영화가 고전 영화풍을 보여준다는 맥락에서는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다.
다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는, 다리에 달린 총의 방아쇠는 어떻게 당기냐는 점이긴 하다.
전체적으로, 킬링타임용 좀비영화로 끝나버릴 수 있지만,
죽어가는 엘 레이가 체리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며 하는 말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섹시 댄서에서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로 바뀌어가는 체리의 모습에서, 구태연하게 강조하고 있지는 않지만, 뭔가 메세지를 가진듯한 심오함을 나름 느껴본다.
P.S.
이 영화의 감독이며, '황혼에서 새벽까지' 로 유명한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와 친구라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의 경우 '친구' 의 개념이 동년배가 아닌 경우에도 성립되기에 좀 다르긴 하겠지만)
그래서, 쿠엔틴 타란티노가 로드리게즈의 영화에 배우로 깜짝 등장하곤 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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