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작이라고 하는데 그 전편들은 안봐서 모르겠고, 일단 소재는 나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가 흥미를 가질만한 소재였다. 나도 그렇거니와 누구든 이 세상 인구가 멸종하고 나만 혼자 남는다면 하는 생각은 잠시라도 해보지 않았던가. 제목이 제목인만큼 세상에 홀로남은 주인공이 전설처럼 영웅이 되리라고 당연히 생각이 되겠지만, 실제 이 영화는 영웅적인 모습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더 보이고 있다.
좀비가 나올때면 당당히 나와 싸우기보다 집 안에 숨어있으며, 어두운 곳으로 들어오면 그 누구보다 두려움에 떠는 인물이다. 또한 삼년여동안 개 한마리와 함께 홀로 지낸 세월만큼의 외로움을 굉장히 잘 표현했다. 친구라곤 상점안의 마네킹이며 삼년동안 같은 뉴스와 영화들을 봐 대사를 외우는 모습은 그의 외로움을 우리 가슴까지 느껴지게 만든다.
또한 마네킹에게 안녕이라 해달라는 모습은 말동무가 굉장히 필요해 보이는데, 실제 다른 생존자와 만날땐 반가움보다 경계가 앞서는 모습이 삼년동안의 그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우리도 우리가 상상한대로 인구가 멸종하고 나만 살아 남았다면 자유롭고 영웅적인 모습이 아닌 주인공의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까.
또한 인구가 멸망한 도시의 모습은 초원이 되어 있었다. 야생동물들이 뛰어다니는 곳, 지금의 모습과 다른 도시의 모습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전체적인 배경과 상황들이 나름대로의 현실성을 갖고 있으며, 우리가 봐왔던 우리의 세계의 모습과 다른 것들이 더 크게 보이고 충격적을 느껴졌다.
다른 관객들은 이 영화의 결말이 허무하여 다들 악평을 하는데, 난 이 결말이 꽤나 마음에 든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주인공이 전설이 되고 영웅적인건 말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었고, 여느 영화처럼 주인공이 영웅이 되고 끝난다면 이 영화 역시 여느영화가 되는 것이다.
비록 주인공이 마지막에 죽음을 맞지만, 인구가 다시 살아나는걸 두 눈 뜨고 보며 흡족해 하진 않지만 그만의 영웅적인 모습과 전설적인 모습은 완벽히 보이고 죽은 것이다.
그는 그 수많은 좀비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남길 원한것이 아니라 좀비로 변해버린 사람들을 다시 되돌리길 원했고 , 그렇다면 자신의 목표는 이루고 죽은셈이 아닌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말에 굉장히 집착하는 편이다. 한참 영화를 재밌게 보고도 결말이 자신 마음에 안들면 가차없이 악평을 하는 거다. 그렇다면 모든 영화의 결말이 행복하고 아름답게 끝나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관객이 영화의 결말을 기대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영화마다의 결말이 있는 것이고 나처럼 이런 결말을 흡족해 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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