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보면 극중 김해숙은 아예 남편을 두고 건넛방으로 건너가 21살 차이의 자신의 딸의 남친이었던 하숙생과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되죠.. 남편에게는 미안해 여보,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라고 말하고는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하숙생한테 간다는 황당한 상황..
그러면서도 영화에서는 한국사회의 "엄마"라는 존재로 미화시키고 극중의 남편 기주봉씨는 반찬투정이나 하는 쓰잘데기 없는 한국의 "아빠"로써 이미 바람을 피고 있는 파렴치범으로 몰고가면서 오히려 김해숙씨의 이러한 바람을 합리화 시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설정은 사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숱하게 사용되고 있죠. 범죄인이 중화기술을 사용해서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 하듯, 엄마의 바람도 한국의 사회현실속에서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바탕에는 썩어빠질 한국의 남자들이 존재한다는 식의 구상. 이런 설정 속에서, 그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람을 피는 엄마의 존재는 역발상이면서도 도리어 쾌감을 불러일으키죠. 정작 현실사회에서는 바람을 피는 주부나 남편도 적지만 그 비율에서도 남녀가 거의 동등하건만..거기에 이 영화에서는 더 나아가 딸의 애인과의 성관계를 통해 딸의 남자를 차지해버린다는 보다 자극적인 소재가 들어가죠. 결국 엄마 로서의 역할보다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듯)
하지만, 막상 영화속에서는 코믹스런 분위기의 연출과
뭔지 모를 흐지부지한 상황전개로인해 자신의 딸의 전남친과의 관계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 시킨다는 상황들이
아무렇지 않게 또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엄연히 간통죄에, 강제추행죄 등이 성립하는 이 나라에서 그러한 범법행위를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미화시키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마치 정당화될수 있는양 묘사하는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보이더군요.
중년의 사랑을 묘사하고,
"엄마"로서가 아닌 "한 여자"로서의 자아실현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것은 좋았지만,
그 방법의 선택에 있어서 작가가 주관적으로 옳다는 가치관을 주장하기위해
보호할만한 사회적 기준들을 너무 많이 뭉개버린것은 아닌지....
그것이 설령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 대한 반발이고
가식적인 성도덕에 대한 통쾌한 일침을 위한 설정이었다고 하더라도
너무 극단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싶네요.
더구나, 이런영화가 15세관람가라니.. 아이들이 이런 영화를 보면서 과연 무엇을 느낄까요?
혹자는 이것이 단지 영화적 상상이며 현실에선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항변하겠지만 요즘들어 이런 주제의 영화나 드라마들이
보다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점차 많아지고 있고 그를 모방하는 실제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건 알고나 있는지..
또한 그들에게 좋은 합리화 거리가 된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을지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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