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씨(김해숙 분)에게
봄날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찾아 온 봄날을
만끽한다
성실하고 소박하기 만한 봉순씨!
하루하루를 힘들고 고단하게 살아가지만 재미는 없다
그러던 어느날 느닷없이 딸이 집에서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세탁소 청년과 은밀한 행동을 하다가 엄마에게 들키자
그 청년과 결혼할거라고 말한다
아빠는 거기에 동의하고 쉽게쉽게 결혼이 진행되는가 싶더니
어느날 갑자기 좋은 직장에 취직이 되어 간다며 집을 나가 버린 것
참으로 모든 사람들 당황스럽게 하고 떠나버린 딸
장래 사위감으로 알았던 청년의 하숙집 아줌마의 신분으로
남몰래 괴로워하고 비탄에 젖은 청년 챙기다 인간적으로 연민과 나아가 연정을 갖게된다
청년도 날이 갈수록 주변의 놀람과 멸시에 가득한 강력한 항의와 반대에 부딪히자
차츰 하룻밤의 실수가 아닌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역시 사랑이란 주변의 시선을 극복하는 것(혹은 무시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찾아들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법적인 남편이라 혹은 아내라는 이름으로 착취 당하고 기쁨이 없는 채로 사는게 그리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봉순씨는 그런 사회적 인식에 맞서서 용감하게 자신의 행복을 찾은 (혹은 놓치지 않은)
혁명가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수십년을 희생하고 뒷바라지 해온 남편이나 자식의 태도
화날만큼 어이없다 모든 부인이나 엄마가 다 봉순씨 만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녀에게 감사는 못할 망정 큰소리 치며 비난할 일이 아니다
지금 세상은 나이 먹어도 자신의 인생 개척해야 한다 옛날처럼 자녀에게 효도 강요하며 뒷방 신세로
물러나려해도 그런 뒷방따윈 없다는 걸 알아야한다
내용이 다 좋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봉순씨가 굳이 아이를 낳지 않아도 청년과 당당히 만나고
사랑 받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남들에게 봉사하는 만큼 자신의 외모를 좀더 가꾸고
더 아름답고 자신있게 사랑했으면 싶었다 어쨋든 봉순씨의 용감함에 동네도 환한 봄날을 맞이 하게되었다는...
비록 꿈같은 얘기지만 현실 속에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던 좋은 영화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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