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이 작품의 데스노트의 후편 또는 번외편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랬다면 당신은 L에게 체크메이트를 당한 것이다.
영화가 시작할 때 제목을 잘 보기를 바란다.
'데스노트 L' 이 아니라 그냥 'L' 이라고만 나온다.
이 영화와 전작들은 은둔형 천재 탐정 L이라는 연결 고리만으로 얽혔을 뿐 둘은 서로 별로 상관이 없는 사이다. (물론 도입부에 데스노트의 내용이 약간 나오기는 하지만...)
이는 마치 옹박과 옹박 2(원제: 톰얌꿍) 사이의 연결고리가 토니 쟈 밖에 없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는 데스노트와 별로 상관없는 얘기다.
미소라 나오미, 야가미 라이토, 미사, 류크가 나오지만 그것은 그저 배경설명에 그치는 정도다.
L도 그저 캐릭터만 비슷할 뿐 데스노트의 L이 아니다.
이는 쩐의 전쟁 본편의 금나라와 번외편의 금나라가 전혀 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데스노트와의 자그마한 연관성을 설명하는 도입부가 끝나면 갑자기 태국의 어떤 마을로 배경이 바뀐다.
그 마을에서는 갑자기 전염병이 돌아서 마을 사람들 전부 다 감염되고만다.
그러나 그 때 한 아이만이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고 살아남고, 그 아이를 발견한 F는 아이에게 와타리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그 아이는 L에게로 보내진다.
한편 아시아 전염병증연구소 박사가 동료가 인류를 싹쓸이하려는 환경단체(절대 '키라' 따위가 아니다)에 동조하자, 박사는 그녀의 배신에 분노하여 태국의 마을에서 발생한 전염병의 바이러스를 스스로 주사하고, 그의 딸은 그에게 받은 칩으로 L의 기지로 찾아온다.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으니, 둘 다 수학천재다.
역시 수수께끼를 푸는 데에는 수학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건가...?
아무튼 박사를 배반한 동료는 L의 동료이기도 하다.
정말 이것때문에 인물관계가 복잡해져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이 무슨 '하늘이시여' 도 아니고...
전염병에 걸린 마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를 보낸 사람은 L의 동료이고, 박사를 배반한 사람도 L의 동료다. 결국 두 아이 또한 L하고도 관계있다고 할 수 있다.
설명은 이 정도로 마치고 이제부터 영화에 대해서 평하겠다.
이 영화가 데스노트의 후편일 거라 생각하고 봤다면 정말 재미가 없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그랬다면 당신은 데스노트와는 별로 상관없는 이 영화에 데스노트의 내용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따질테고, 첫 부분과 끝 부분에만 자그맣게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에잇, 재미없어" 라며 팽겨쳐 버릴 것이다.
이 영화는 데스노트라기보다는 '레지던트 이블' 이나 '바이오 하자드' (어차피 그게 그거지만..) 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L은 연쇄살인범을 쫓는 L이 아니라 바이러스병기의 확산을 막으려는 '구세주' L이라고 할 수 있다.
괜히 제목을 '새로운 시작' 이라고 붙였겠는가?
당신이 할 일은 그저 머리 속의 데스노트를 지워버리고 L의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지켜보는 것뿐이다.
이 영화를 볼 때만큼은 No Doubt! Shut up and see! 토 달지 말고 그냥 조용히 보기를 바란다.
아, 엔딩에 대한 실마리를 약간 주겠다.
앞에서 엔딩에도 데스노트와의 연결고리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바로...
...마지막에 니아가 나옵니다!
극장판에서 니아가 안 나왔다고 아쉬워했던 분들 기대하십시오.
다음 편에서는 니아가 주인공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