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목을 너무 거창하게 짓지는 않았는지에 대해서 살짝 부담감이 생긴다.
예전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는 영화를 정말 재밌게 봤던 터라, 같은 작가의 영화인
이 "27번째 결혼리허설"을 꼭 보고 싶었다.
사실, 영화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27번째의 리허설을 마친 후 실전에(?) 들어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너무 착한 여자인 '제인'이다.
그녀는 가장 까다롭고 힘들다던, 남의 결혼식 들러리를 마다하지 않고,
항상 제멋대로인 동생의 비위를 맞춰주고, 자신의 요구에 무조건 응해주길 바라는 상사 조지의
모든 일을 말끔하게 해결하는 퍼펙트한 부하직원이다.
하지만 이런 너무 착하고 남을 위한 성격 때문에
정작 자신에 대한 실속은 차릴줄 모르고 급기야, 자신이 사모해오던 상사까지 동생에게 뺏기고 만다.
사실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무리 착해도, 사람이라면 정도가 있을 법한데
, 물론 영화 속 인물이라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현실 속에서 이런 여자가 있다면
결국은 다 퍼주고,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빈털털이가 되었을 것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던 것 같다.
나는 다른 어떤 내용보다도 주인공인 '제인'이 변모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실 이 영화는 너무나 뻔한 스토리에 너무나 뻔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뻔한 스토리 속에서 한 사람의 변화되는 양상을 보여주고있다.
너무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긴 하지만 , 이것은 내 개인적인 소견임을 밝혀둔다.
항상 주기만하고, 자신의 실속은 차리지 않았던 제인은,
케빈을 만나게 되고 그와의 만남 속에서 점점 자신의 존재를 찾아감을 느낀다.
그는 제인에게 있어서 귀찮은 존재이고, 그녀를 웃음거리로 만든 , 한마디로 제인을 '이용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제인도, 케빈도 그 과정속에서 서로의 마음속에서 사랑이 피어나감과 동시에
자신의 행동과 생각이 변모됨을 느낀다.
항상 자신에게 가져다 주기만을 바라는 동생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다가 급기야 그녀의 가식을
만천하에 밝히고, 외딴 곳에서 케빈과의 광란의 밤을 보내는 등의 점점 대범한 모습을 보인다.
결국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고, 자신 또한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된 제인은
이제까지와 다른 변화된 자신의 내면을 느끼게 되고 , 둘은 결혼에 골인 하게 된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제인이 그동안 참여했던 결혼식의 신부들이 모두 그녀의 들러리가 되었던 점!
이제껏 그녀의 옷장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들러리 의상들을 전부 입고 제인의 결혼을 축하해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제 껏 그녀가 해온 일이 헛된 일이 아님을, 그리고 이러한 리허설들을 통해 여러 사람을 접하고, 진짜 나를 찾게되고 그리고 끝끝내 하얀 신부드레스를 입게 되는 제인을 통해, 한 여인을 통해 본 내면적인 변모와 성숙의 과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이런식으로 쓰는 것이 , 다시 읽어보니 조금 우스워 보이기는 하다만
영화를 보고 난 나의 솔직한 생각을 쓴 것이기에 그대로 밀고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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