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의 조 라이트 감독이 다시금 강렬한 센세이션의 바람을
몰고 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이언 매큐언의 동명소설 <어톤먼
트>를 영화화한 그의 섬세한 영상미는 색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1930년대 중반의 영국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의 중심은 제2차세계대전의 배경과 맞물려 있다. 영국의 부유한
상류층 탈리스가의 대저택의 상징적인 모습을 시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노년의 소설가인 브라이오니(시얼샤 로난/로몰라
가레이/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있다. 그녀가 털어놓는 '어톤먼트'
의 이야기속에는 속죄를 통해 자신의 언니인 세실리아 탈리스(키이라
나이틀리)와 탈리스가의 가정부의 아들이자 캠브리지 의대를 졸업한
로비(제임스 맥어보이)의 행복을 찾아주고자 했다는 그녀만의 최고의
친절의 의미가 빛을 발하는 영화의 마지막까지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감성의 깊이를 느낄수 있는 영상의 전개를 확인할수 있다. 로비를
좋아하던 13살의 브라이오니가 창문을 통해 목격한 로비와 세실리아
의 모습에서 비롯된 오해가 시발점이 되어 시한폭탄이 되었던 질투와
애증어린 감정이 어린아이의 분별없는 감정에 결합되어 슬픈 참극을
연출하고 만다. 겁탈사건이 발생한 탈리스가에서 그 사건을 목격했던
브라이오니가 로비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다이너마이트가 되어
로비와 세실리아는 피할수 없는 격류에 휘말려 버린다. 3년의 시간이
넘게 흘러 감옥생활에서 군인으로 삶을 구제하려던 로비와 간호사가
된 세실리아의 만남과 프랑스에서 세실리아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애틋한 감정을 연출하는 로비의 심리묘사는 영화를 보느내내 한순간도
눈을 뗄수 없는 가슴시린 감성을 끌어낸다. 치기어린 실수가 빚어낸
비극이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사람과 자신의 가장 친밀한 혈육인
언니를 잃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브라이오니는 18살이 되어
간호사의 명찰을 단채 모습을 드러낸다. 격정적인 사랑의 순간을
기억하며 서로에게 돌아가기를 바라는 로비와 세실리아의 삶은 약속을
이루지 못한 바닷가의 별장에 함께하지 못한다. 서로를 원하면서도
함께하지 못한채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 두 사람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생전 이루지 못한 만남과 행복을 찾아주고 싶었던 염원은
소설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브라이오니는 책의 이야기가
퍼지는 것을 통해 그들의 행복을 함께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 독자들의
시선을 통해 죽음으로 생전 제대로 함께 하지 못했던 로비와 세실리아에
대한 속죄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원작소설의 내용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화로서 각색된 이야기만으로도 다양한 감성을 불러일으킨
매력적인 장점덩어리의 영화였던 것만은 확실하다는 여운이 남는다.
안타까운 로비와 세실리아의 관계의 비극의 선과 브라이오니의 마음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감성을 다른 분들도 함께 느껴봤으면 하는 바램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