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톤먼트(atonement)..
어톤먼트는 내가 정말 기대하고 기대해서 본 영화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나의 기대감의 대한 갈증을 깨끗이 풀어주었다.
이점에 있어 난 영화에 대해 느낀 내 모든 것을 적어보고 싶다.
그러니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스포를 원하지 않는 분들은 영화를 보신 뒤에 이 글을 읽어 주셨으면 좋겠다.
일단 전체적인 이미지로서의 어톤먼트는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였다.
물론 전쟁이란 소재와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에 대한 스토리는 절대 아름다운 단면만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음악과 연기, 그리고 배경등과 같은 요소들은 아무리 건조하고 미묘해도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져있다.
이 영화는 일단 주인공이 애매하다.
물론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세실리아와 로비가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야 맞는 말이지만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액자형 틀에 안겨 있어, 결국은 브라이오니의 소설을 보여주고 있고,
어톤먼트(속죄)하는 이도 결국 브라이오니 임으로 주인공을 브라이오니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영화의 매력은 시간의 전개다.
앞으로, 뒤로 돌려져가며 여러가지 시선 (특히 브라이오니와 세실리아)으로
상황이나 사건들을 보여준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로비를 첫사랑이자 짝사랑으로 좋아하는...그리고 글쓰기 분야에서 두드러진 기질을 보이며 상상력이
매우 풍부한 브라이오니의 왜곡된 시선과 세실리아가 바라보는 조금은 객관적이고 조금은 주관적인 시각은
결국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브라이오니가 거짓 진술을 하고 실제로 본 것도 왜곡해서 바라본 것은 로비에 대한
사랑의 배신감일지도 모르겠다. 분수 옆의 두 사람을 봤을 때 부터 브라이오니의 시각은 왜곡되어 있었으니까..
해피엔딩을 기대하고 본 나에게 이 영화는 진짜 가슴아플 수 밖에 없었다.
브라이오니가 속죄의 마음으로 넣었다는 언니,로비와의 재회의 씬, 그리고 im sorry를 연발하던 그녀.
차라리 그렇게 결말을 지었으면 훨씬 마음이 편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집의 창 안으로 보여진 두 사람의 키스신은 정말 둘이 사랑을 하는구나...하는 굉장한 사랑을 느꼈으니까..
하지만 이 영화는 철저히 사람들의 기대를 배반하고 사실을 들어내면서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여운을 안겨준다. (사실 내가 이 리뷰를 쓰는 것도 머리속에서 영화내용이 자꾸 잊혀지질 않아서니까.)
그리고 브라이오니에 대한 타당성 없는 분노가 계속 이어졌다. 그녀는 속죄를 했지만....
속죄의 의미를 갖고 삶에 있어서 드디어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을 완성시켰지만...
이건 그녀가 자기 자신에게 내려주는 용서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녀가 그리 결말을 짓고 속죄한 들,
살아 생전에 만날 수 없었던 세실리아와 로비가 그녀의 속죄를 받아들인 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중간에 세실리아가 브라이오니의 편지를 받고 그녀의 속죄를 인정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브라이오니의 눈물과 함께 나온 속죄의 말을 너그럽게 용서 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가슴이 너무 아파서였다. 둘의 사랑이 진짜 진짜 아름다워서.. 둘이 너무 서로를 사랑하는 것 같아서..
세실리아는 실제로 로비가 군대로 간 뒤 가족과의 연을 끊고 지냈었고, 서로를 정말 오랫동안 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둘은 정말 서로를 원하고, 서로를 애타게 기다리고, 서로를 그저 사랑했다.
타자기 소리가 얽힌 영화 속 멜로디, 그리고 오만과 편견에서만큼이나 아름다웠던 영화의 배경들.
그리고 로비와 세실리아의 사랑.
이 모든게 하나의 호흡으로 얽혀서 영영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을 것만 같다.
ps: 오만과 편견을 지루하게 보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는 피해야 할 듯^^;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적극 추천한다. 솔직히 영화 평도 그렇고, 영화관에서 듣기로도
졸립다, 잔잔하다, 재미없다, 지루하다........란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