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범의 배우파워와 스타성만을 믿고 고른 영화.
그러나 그렇다면 기대는 금물이다. 류승범보다 조연들이 더 빛이 나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영화였다. 물론, 상업영화로 성공하기엔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센스가 있다.영화적 감각이 있다고나 할까.
영화의 힘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이다.
첫째, 소재의 힘. 작품의 소재는 절대적이다. 가끔 '소재가 좋을 뿐이야'하며 일축해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스토리텔링 예술에서 과연 그것은 좋을 '뿐'으로 회자되는 비중없는 것인가. 영화는 영상예술이기도 하지만, 스토리텔링 예술이기도 하다. 라디오 드라마를 소재로 잡은 것은 꽤 괜찮은 발상이었다. 작품 속 드라마의 내용이 위대했다는 건 아니다. 전혀, 네버. 그러나 '라디오 드라마'는 극중 내러티브를 이끌어가기에 충분히 훌륭한 소재였으며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풍자의 힘. 물론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해석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지극히 더 개인적인 의견이다.그러나 영화가 지니고 있는 배경을 미루어보아, 풍자의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블랙코미디라고 하기엔 약하다. 웰컴투 동막골처럼 라인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선악의 대결구조와 그것의 갈등 속에서 정치적 색채가 드러나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물론, 아주 미약하게 느껴졌지만. 비슷한 예로 원스어폰어타임을 들 수 있겠다. 따라서 필자는 본 영화가 원스어폰어타임과 같은 시기에 개봉한 것은 비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셋째, 구성의 힘. 라듸오데이즈에 부분적으로 나오는 라디오 관련 화면 화소들이 감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마지막 엔딩 크레딧 부분은 정말인지 좋았다고 생각. 덧붙이자면 엔딩 크레딧을 다 보게 만들고야마는 위트를 엿볼 수 있었다- 아무튼, 이 영화는 뮤지컬과 연극을 아우르고 있다. 다방면을 아우르고 있다고 해야하나.
이상 이 영화는 적어도 세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안타까운 점은 ,이 같은 장점들이 하나같이 미약하다는 것. 조금 더 치열하게 꾸며보았다면 좋았을 것을.그러나, 영화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까지의 고달픈 노력과 열정을 생각하여 '대박'을 주고 싶다. 어떤 영화도 돈 아까운 영화, 쓰레기같은 영화는 없다. 모든 영화는 평가받아야할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라듸오데이즈의 마케팅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