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 콤비가 이번엔 음침한 산업혁명 시기를 배경 삼아 선혈 낭자한 핏빛으
로 물들인 스크린에 뮤지컬까지 입힌 다소 실험적 영상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 들인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가져 행복하기 그지없는 이발사 벤자민 바커(조니뎁)의 삶은 아내를 탐하
는 터핀 판사로 인해 산산이 부서진다. 터핀 판사는 바커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두고 바커의
아내를 유혹한다. 15년 후 스위니 토드로 거듭난 바커는 아내와 딸을 되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
온다. 그의 집 1층에서 쓰러져가는 파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러빗 부인은 그를 한눈에 알아보
고 숨겨두었던 바커의 면도용 칼을 전한다. 러빗 부인은 바커의 아내가 터핀 판사에게 능욕을 당
한 후 독약을 마셨다는 것과 딸 조안나가 판사 수양딸로 키워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하
는데..스위니 토드의 핏빛 향연은 시작되고..
인간의 상반되고 모순된 감정의 흐름을 포착해낸 게 이 영화의 매력. 이발사로 변신한 스위니 토
드가 면도칼로 사람들의 목을 잇따라 베는 장면은 비록 이미지로 형상화됐다고 하지만 잔혹하기
그지없다. 또 죽은 자의 몸을 떼어내 고기 파이를 만들고 그것을 식성 좋게 먹는 장면을 보는 것
은 상상만으로도 역겨움이 몸 안에서 솟구친다.. 감독은 작심한 듯 한걸음 더 나아가 스크린을
선혈낭자한 핏빛 향연으로 가득 채운다. 제목이 암시하듯 아내와 딸을 빼앗긴 벤자민 바커(스위
니 토드)라는 한 남자의 복수극을 철저히 비극적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사랑"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감미로운 단어를 피비린내나는 "폭력"과 결합시킨 것이다. 팀 버튼 감독 특유의
음침하고 어두운 배경속에 거부감을 느낄것 같지만 뭔가 끌어 들이는 매력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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