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 문소리, 고두심의 첫번째 에피소드. 좀 벙찌지만 웃기면서 엽기적이다.
공효진과 그의 엄마의 두번째 에피소드. 엄마가 간다음, 그 소중함을 느낀다는 좀 진부하지만, 중간고리다.
봉태규와 그의 애인 정유미의 세번째 에피소드. 가장 지루하지만, 결정적으로 영화를 완성한다.
두번째 에피때까지만 해도 재미는 있었지만, 이거 이렇게만 이끌고 가다가
작품상 탄건 아니겠지? 했다.
점점 이거 점점 연결고리가 없는 세가지 옴니버스 얘기 아냐?하는 불안감도 엄습!
그러나, 세번째 에피에서 슬슬 봉태규가 두번째 에피의 공효진의 배다른 동생이란걸 느끼고,
점점 이거 연결이 시작되겠구나하기 시작했다.
정유미는 분명 첫번째 에피의 그 어린 딸이 성장.
결국 세번째 에피에서 전혀 '피가 섞이지않은 그들'이 하나로 연결되는걸 보고,
다른 분들이 그랬듯이 묘한 감동이 일었다.
작품상까진 몰라도, 시나리오나 각색상면에서는 꼭 상을 주어야한다는 생각이 들만큼,
한국영화치고 스무스하지만 미스테리한 전개방식이 맘에 들었다.
여기서 하나같이 남자들은 그들 '여자'들을 하나의 가족으로 이어주는 매개체였고.
엄태웅이나 두번째 에피의 그 아저씨 또한 그들을 일종의 연결만 시켜주고 거의 안 나온다.
특히나, 두번째 에피에서 그 아저씨가 공효진 엄마를 진정으로 사랑한다했을때,
사랑하는 그녀가 죽자 바깥에서 난 아들이래도 안 챙기는거 보고 '아, 그여자만 진정 사랑했나보다'하는 생각이.
(혹은 공효진이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어떻게든지 데려왔을수도.)
문소리->엄태웅->고두심->어린딸(정유미)->공효진->엄마->그 아저씨->봉태규->정유미(그 딸)->문소리
이렇게 돌고돌아 결국은 외로운 이들끼리 하나의 가족이 된다는 독특하지만 따뜻한 영화.
마지막 엔딩씬처럼, 옷깃만 스쳐도 인연, 내 주위의 모르고 지나가는 누군가가 나의 인연이 될수도 있다.
사람일은 모르는 법이란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과연 나는 살면서 누구를 지나쳤으며,
그 중에 나의 인연이 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인간세상 참 좁고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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