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시리즈의 첫 신호탄을 터트린 <러시아워> 는 브렛 레트너
감독의 손에서 성공적인 시리즈물로 흥행을 주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레드 드래곤> 과 <엑스맨: 최후의 전쟁> 등 개연성 부족한
느낌과 영화의 전반적인 재미를 반감시키게 하는 느낌의 연출이
눈에 띄였던 것이 화근이라도 된 듯 시리즈 영화에 대해 부드러운
맥을 이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미흡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니나 다를까, 이번 <러시아워3> 에서 유감없이 그 느낌을 살리고
있다. 형사 '리' 와 LA 경찰인 '카터' 를 맡은 성룡과 크리스 터커
콤비의 활약상을 그리는 여전한 내용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아무런
진보를 느끼게 하지 못하는 전개의 식상함에 무너진다. 크리스 터커
의 재치있는 입담과 영화를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코믹액션의 느낌은
여전했지만, 그 포스가 상당히 가라앉은 데다가 영화의 흐름이 상당히
불편한 구도를 보여준다. LA에서 열린 세계 범죄 재판위원회에서
삼합회의 비밀 '샤이센' 에 관한 언급을 담던 중 '한' 대사가 '리'
의 경호에도 불구하고 저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저격사건의 범인이
예전에 헤어졌던 범죄자의 측에선 켄지(사나다 히로유키)임을 확인
한다. 약간의 에피소드끝에 다시 뭉친 카터와 리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 3편의 에피소드는 '러시아워' 시리즈 본연의 웃음을 유발
하는 요소들이 잠복해 있지만 전편의 흡사함에 색다른 신선함을 느낄
순 없다. 그리고 영화의 스토리 자체가 엉성한데다가 결말 부분에서도
상당히 성의없이 마무리되며 일축해 버리는 것은 성룡의 코믹액션과
크리스 터커의 재치있는 입담외에 영화를 통해 남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이 아쉽다. 코믹액션을 강조한 나머지 스토리의 흐름을 비롯해
갑작스럽게 등장했던 제스민(쿠도 유키)의 정체에 대한 부분도
신기루처럼 언급되지 않고 사라져 버린다. '러시아워' 가 주는
유쾌함과 재미의 가치는 아직까지 건재하지만 영화 자체를 놓고 본다면
상당히 불편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세월이 그만큼 흘렀음
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변화된 무언가를 찾을수 없다면 이정도에서 시리즈
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여운이 남는다. 더 이상 시리즈를
매끄럽게 이끌어갈수 있는 요소가 남아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남기에 단순한 웃음과 유쾌함을 유발하는 성룡과 크리스 터커의 액션과
입담은 다른 영화를 통해 찾아봤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