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꾹꾹 눌러담아진 한 그릇의 밥처럼
먹고나니 배는 부른데 반찬이 없음에 허전하달까?
물론 식객에서 우리 밥상의 주인공은 밥이라 했지만
꾹꾹 눌러주신 밥을 한 그릇 다 먹는건 목메이고 지루한 일임이 틀림없다.
다행스럽게도(?) 밥 그 자체는 맛있었다만..
배우들의 캐릭터는 그 자체는 꾹꾹 눌러진 한 숟갈의 밥처럼 찰지고 쫀득하며 밀도있었다.
연기는 좀 목이 메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 하지원 닮은 여자 주연은 이름이..- -...)
배우들은 아무 반찬도 없기에 밥맛을 그대로 낸다. 이건 배우들을 위한 밥상이다.
밥은 맛있었다.
내 뒷자리의 여자분은 뭐가 그리 웃긴지 내내 깔깔거리시던데
나와 나의 동행은 그 여자분이 웃을 때 마다 바짝 긴장하며 우리가 어떤 재밋는 부분을 놓쳤나를 고심했다.
재밋는 부분은 많았다.
아니 웃긴 장면과 웃긴 대사는 많았다.
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캐릭터와 연기덕분에..
그러나 너무 많은 복선구조때문에
분명 한 발 먼저 웃어버리는 관객들이 있다.
그래서 정작 웃어야 할 장면(?)은 지루해진다.
맨밥은 아까 뜬 밥숟갈이 지금 뜬 밥숟갈과 구분되지 않는다.
배우들은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고 버스에 한번에 몰아넣어진 배우들에
카메라는 어디에 시선을 둘 지 고민한다.
그래서 보는 시선도 초점을 고민하게된다.
각자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있어서 주연과 조연을 나누기가 애매하다.
조연이라기엔 너무 자신의 이야기를 꾹꾹 잘 눌러담았기때문이다.
조연은 자신의 무게 그 이상을 획득한다.
(그나마 하나 있는것 같던 조연은 그냥 그러다 총맞아 죽고만다.)
감독은 이 영화를 웃으라고 만들었을까?
고문장면, 해방.
오히려 거기 있었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고민해본다.
웃긴 이야기를 저기 얹은건지 아니면 웃긴이야기의 단순한 배경인지.
우리 역사의 무거운 장면인데 여운이 남지 않는다..
옛날 옛날에 해방은 그렇게 왔을것인데 말이다..
+
개인적으로 토박이 경성시민은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다.
끌려오는 그 사람들은, 고문당하는 사람들은 마치 개미처럼 머리가 까만 무게없는 다수이다.
옛날 진짜 살았던 사람 이야기가 안들어간건 이 영화가 '웃긴'영화이기 때문인가.
+
설날을 노렸다면 참 잘했다.
아마 추석때 집에서 보게 될 거같다.
가족들과 함께 보면 정말 재밋게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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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크레딧의 촌스러움을 영원히 기억할 것 같다.
.. 알바 많네.. 알바 쓰시느라 신경을 못쓰신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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