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에 당첨된 사람도
같이 가자니깐 따라가는 사람도
기대하지 않는게 유럽영화. 그중에서도 특히 독일영화가 아닐까 싶다.
물론 보고난 후엔 유럽영화만의 임펙트가 남아
한동안 생각만 해도 소름이 쭈뼛쭈뼛 돋을 정도인 걸 인정하지만
정말 희 안 하 게
보러갈때는 재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고
지루할 것 같고
영화보는 내내 정신적으로 힘들 것만 같다.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를
보러가는 내 마음이 그랬고 같이 갔던 남자친구의 마음 또한 그랬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집에 오는 길에
우리는 인정했다.
이런 영화 만나기 쉽지 않다.
정말 좋은 영화라고.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적자때문에 전기도 끊기고 차압이 6주 남은 농장의 여주인 엠마가 있다.
그리고 췌장암 말기의 남자 막스가 차가 전복되는 사고로 절벽 밑 엠마의 농장에 떨어진다.
엠마는 그런 그를 치료해주고 농장에 머물게 해준다.
그는 그녀를 위해 도움이 되볼까 청소를 하고 요리도 한다.
삶이 얼마남지 않은 남자와 억척스러운 그 여자의 사랑.
우리나라 영화였다면 분명 전형적인 신파분위기로
영화의 중반부터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놨을 것이다.
하지만 엠마는 달랐다.
엠마에서 억지스럽게 감독의 '이 부분에선 제발 울어줘!' 하는 대목을 발견할 수 없었던 건
여주인공 엠마역의 조디스 트라이벨이라는 배우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연기를 했기 때문인 것 같다.
코 끝이 찡했던 여러장면 중
엠마가 막스를 찾아 트렉터의 크락션을 누를때
관객들도 막스를 지금 보지 못하면 걱정돼 미칠 것 같은 마음이었고
병원에서 나온 막스를 향해 그 큰몸으로 전력질주하는 엠마의 그 마음이 될 수 있었다.
그녀의 진정한 연기와
책으로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원작의 힘
그리고 죽음을 앞둔 사랑이야기를 이토록 따뜻하게 그린 감독의 능력이
이 영화를 정말 오래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로 만든다.
정말 어쩌면 좋니. 할만큼 막 만든 것 같은 영화가 있는가하면
정말 널 어쩌면 좋니. 하며 안아주고 싶은 그런 심금을 울리는 영화가 있다.
'행복한 엠마...' 이 영화는 물론 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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