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대한민국 젊은이답게, 어린시절 즐겨 봤었던 디즈니 영화에 대한 추억을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다
특히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랑과 꿈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 화려한 뮤지컬 음악들
마음 한구석에 그때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어느정도 나이를 먹은 지금 디즈니 영화는
"애들이나 보는 유치찬란한 해피엔딩의 영화"라고 지레 겁먹고 내돈주고 보기에는 약간 아까운 부류가 되버린 건
내가 이제 각박한 세상에 눈을 떠가는 것일까
참으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디즈니" 영화다. 예고편부터 "아 요놈은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에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고 호주 어학연수중 귀국 2일전 무려 12,000원이란 거금을 주고 보았다.
그놈의 물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디즈니 영화의 장점만을 쏙쏙 뽑아내 '비현실적인 낭만'을 자체패러디한 코미디까지 첨가한,
근래 보기드문 수작이다.
특히나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영화속에 녹아드는 그 음악들은 하나하나 최고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중에서도 지젤과 변호사님의 가장무도회 댄스신에서 흘러나오는 가슴저린 발라드는 근 십년만에 디즈니영화
OST를 사야지하고 맘먹게 할 정도였다
물론 조금은 예상할만했던 'Happily ever after' 엔딩과 디워를 연상켜주는 클라이막스신은 옥의 티겠지만
전체적인 극의 흐름과 이 영화를 보면서 어린시절 우리처럼 잠못이룰 어린 공주님들을 생각하면 무리도 아닌 듯 싶다. 수잔 서랜든이 못된 마녀계모로 나왔지만 그닥 인상깊은 활약이 없었다는 게 못내 아쉽긴 하다. 그녀의 팬들 중 많은이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가장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은건 여주인공 에이미 아담스의 가공할 연기력. 현실개념없는 지젤의 모습은 그녀가 아니었다면 과연 누가 저리도 자연스럽게 표현했을까. 그녀가 1974년생 30대 중반의 나이라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온가족이 극장에 모두 손잡고 가서 아빠엄마 할것없이 즐길 영화다. 연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과 만남에 대한 메시지도 조금은 녹아들어 있으니.
강력추천이다.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웃음속에, 음악속에 한시간 반동안 마법에 걸리기엔
만원 남짓한 돈이 결코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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