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호장룡>여백이 있는 무협이 주는 아름다움
한동안 무협영화에 빠져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건 순전히 무협영화를 좋아하는 오빠 덕분이었는데 오빠는 양조위 주연의 20편짜리 <의천도룡기>를 하루에 두세개씩 빌려왔고, 우리 형제들은 다음날 출근 걱정도 잊은채 그 무협영화를 보느라 밤을 새웠다. 그리고 20편 30편 짧은 것은 6편짜리 무협시리즈 비디오를 엄청나게 보았다. 그리고 주윤발이라는 이름 석자가 찍힌 비디오는 거의 보았다. 그것도 오빠가 주윤발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제는 나 역시 주윤발의 엄청남 팬이 되어, 홍콩영화에 나온 주윤발의 모습은 늘 극장에서 보아야 직성이 풀렸고, 헐리우드로 건너간 지금도 주윤발의 영화는 꼭 챙겨서 본다.
<와호장룡>에도 주윤발이 나온다. 화면을 가득채우고도 모자라 보이는 거대한 중국 대륙. 칼을 뒤로 하고 대나무 위에 서있는 그의 모습. 그 모습으로 하나의 그림이 된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 칼을 휘두를때의 고수다운 면모와 친구와의 의리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의 손을 잡는데 몇십년이 걸리는 강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룬 주윤발의 모습은 영화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탄탄한 드라마위에 펼쳐지는 무용을 하듯 화려하게 펼쳐지는 무술액션 그리고 그 강한 무사들의 마음속을 흐르는 뜨거운 감정의 교감 그리고 요요마의 첼로선율과 북소리.
그래서 이영화는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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