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를 강간하고 남자아이를 죽여 사형을 선고받은 남자.
이 남자의 정신적 조언자가 되어주겠다고 나선 수녀.
수녀는 살해당한 아이들의 부모나 메스컴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에 시달리면서도 그를 구원해주고자 했다.
몇번의 상소와 법정판결이 그의 사형을 확정짓자 그는 극도로 두려워하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자기가 죽음으로써 아이들의 부모가 위안받기를 간절히 바랬다.
허나 그의 태도와 상관없이 사형집행은 칼 같이 이루어졌고 수녀는 죽어가는 그를 바라보며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사형 제도가 과연 옳은것인가란 주제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좋은 영화였다.
내가 피해자였다면 그 사람은 죽어 마땅하고,
내가 범죄자의 가족이나 그의 지인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사형도 이름만 다를 뿐 엄연한 살인 행위라는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이 영화가 나의 그런 생각의 근거가 되어주어 기쁘다.
사람이 어떤 크나큰 죄를 저질렀든간에 그것을 살인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그것을 국가가 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화시키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정의의 실체가 아닐 것이다.
국가의 힘으로 재범 방지 차원에서 범죄자를 격리시키는 것과,
그 사람을 죽이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죽어가는 주인공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사형수들이 죽어가는 그 순간을 대변할 수 있는 이 영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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