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만큼 관객들을 흥분시키면서도 진한 감동을 주는 소재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사각의 링 위에서 두 사람이 각자 물러설 수 없는 사연들을 가지고 맞붙어 싸워야만 하는 냉정한 생존의 스토리..
론 하워드 감독의 신데렐라맨은 촌스러운 제목만큼이나 우직하게 오로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링에 올랐던 한 소시민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젊은 복서들에게 복싱이란, 그리고 승리란 하나의 명예요 영광이겠지만, 전기가 끊겨버린 아파트에서는 도저히 아이들을 키울 수 없다는 아내의 절규를 뒤로하고 링에 오르는 중년의 복서에게 더이상 복싱은 명예나 자랑이 아닌 생존의 장이다. 그 생존의 장에서 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상대의 펀치에 비틀거리면서도 그가 쓰러질수 없는 한가지 이유는 자신의 손에 달려있는 처자식들의 애처로운 눈빛이었으리라..
실제로 경제공황 시대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한 영웅의 이야기이지만, 단순히 아이의 분유값을 벌기위해 복싱을 한다고 고백했던 소시민이자 가장의 모습이 링위에서 챔피언이 된 그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는것은 나만의 시각은 아닐 것이다.
영웅을 보고싶은가.. 오늘 저녁 지친 어깨를 가졌지만, 당신을 보며 환하게 미소짓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라.. 오늘도 열심히 일한 당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라.. 거기에 오늘도 삶의 링위에서 승리를 일궈낸 진정한 영웅이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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