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안다는 것 과연 정말 즐거운 일일까?
영화 "페이첵"에서 우리는 미래를 안다는 것만으로 복잡한 인생속에 빠져들게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만난다.
많은 사람들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알수만 있다면 아무 어려움없이 한 평생 쉽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일을 예상한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기쁨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얻게되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위기를 미리 예상할 수 있다면 철저하게 대비해서 그 위기를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리라..
하지만, 정작 미래를 알아버린 그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못했다. 그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많은 트릭을 준비해야 했고, 그 트릭들 조차도 아슬아슬하게 맞아떨어지는 아찔한 순간들을 경험해야 했다.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은 사실 어제오늘의 욕구만은 아니다. 성경에서도 신화에서도 호기심때문에 후손들을 불행속으로 몰아넣은 이브와 판도라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호기심의 매력에 빠져서 앞뒤를 가리지 않고 금기를 깨버린 여인의 후손으로서 호기심이라는 강한 매력앞에 너무나 무력하기만 한 인간의 모습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경고한다. 미래를 알고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는 어쩔수없는 본능과도 같은 것이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또는 미래를 알수 있는 방법을 알게되었을때 인간은 그 능력을 공동의 선을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신이 인간에게 준 망각과 미래에 대한 무지는 어찌보면 축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희망과 미래에 대한 기대는 미래에 대한 무지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추상적이라고?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즐거움을 돌이켜 보자. 우리를 열광하게 하는 스포츠, 우리를 호기심을 가지고 스크린 앞에 앉게만드는 영화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에 가지는 기대들..
자, 어떤가.. 미래에 대한 무지를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아니면, 기어이 로또복권 한장을 남긴 주인공처럼, 인생의 중요한 순간 하나에 대한 미래만은 미리 알아내고 싶은가?
하지만, 신은 이미 우리에게 대답을 주셨다. 기다리라고 하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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