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토드. 아주 독특하면서도 유명한 뮤지컬이라고 들은바가 전부인 필자는 사실 뮤지컬장르에 그렇게 혹하는 부류의 사람은 아니다. 정작 스위니토드가 영화화된다고 했을때부터 원작 뮤지컬은 이미 내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았다.그것은 팀버튼,조니뎁이라는 두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한것이었다.
한이발사의 삐뚤어진 복수극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나 팀버튼영화답다.시작 오프닝타이틀부터 마지막 엔딩씬까지 팀버튼의 색감이 촘촘히 물들어있는 작품도 오랜만이다(물론 팀버튼의 전작들도 모두 그렇겠지만..) 팀버튼하면 떠오르는 고유의 색감은 그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텐데, 개인적으로 팀버튼에게 가장 어울리는 색감은 회색빛이라고 생각을 해왔던 나로서는 이번 스위니토드 영화 전체의 색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흡사 그의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가위손이 연상될 정도로 이번 스위니토드의 색감은 훌륭했다.
이런 멋진 배경속에서 빛을 내는건 또한 배우들인데, 팀버튼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조니뎁,헬레나본햄카터가 그들이다. 이번 영화 스위니토드가 정말 훌륭한 뮤지컬원작을 스크린으로 만든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이는 두 배우를 보면서 또한번 감탄을 하게된다. 장르가 뮤지컬이라 대부분의 대사가 노래로 표현된다는점에서 캐릭터의 특성을 그려내기에 굉장히 어려웠을텐데도 두 배우는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인다. 두 배우가 유별나게 노래를 잘한다거나 그런것도 아니기에 그들이 선보이는 연기력이 더 놀라워보일 정도다.
스위니토드의 또 한가지 흥미거리(?)는 바로 잔혹함이다. 스위니토드가 자신의 유일한 무기인 면도칼로 손님들의 목을 베는 장면은 스위니토드라는 영화 전체를 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중요한장면인데, 정말 '제대로' 베어줘서 팀버튼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말해야될 정도로 인상깊다.팀버튼감독은 영화속 가장 중요한 장면이면서 잔인한 이 장면에 또한번 자신만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그것은 바로 '피'다. 굉장히 잔인하게 손님들의 목을 베어나가지만,의외로 담담할 수 있는이유는 분수처럼 쏟아지는,흥건히 옷을 적시는 그 피의 색감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실제 검붉은색감의 피가 스크린을 적셨다면 스위니토드는 멍청한 하드고어영화에서 머물렀을것이다.
하지만, 팀버튼은 피의 색감을 부드럽게 또는 일부러 가짜라는것을 관객들에게 알려주는듯한 (어쩌면 이런부분이 이 영화가 뮤지컬이 원작이라는 부분을 관객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연출로 명장면을 탄생시킨다.뭐 그 어떤심오함이 있던지 혹은 없던지간에 잔인함을 못참는분들한테는 그저 한없이 잔인할장면이다ㅎㅎ
스위니토드는 관객들에게 심오한 메시지를 던지지는 못한다.하지만 그건 당연하다. 스위니토드는 철저하게 캐릭터영화다. 삐뚤어진 복수심과 사랑을 가진 불쌍한 두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그뿐이다.하지만 영화 스위니토드는 힘이 있다. 오히려 기존의 정통뮤지컬을 안본것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스위니토드는 팀버튼감독에게 꼭 맞는 옷과도 같다. 그거면 되지 않은가?
팀버튼,조니뎁,헬레나본햄카터 그들에게 과감히 면도를 맡기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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