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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 버스, 정류장 - 사랑이란 기다리고 다가서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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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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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ig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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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22 오전 2:24: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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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정류장]. " 버스 정류장 "이 아닌 " 버스, (그리고) 정류장 "... 버스는 동적이고, 정류장은 정적인 존재. 버스는 왔다가 떠나지만, 정류장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버스를 기다릴 뿐이다. 우린 살아가면서 어떤 위치에 서 있을까? 버스처럼 바쁘게 왔다가 떠나는 존재일까 아니면 정류장처럼 조용히 기다리는 존재일까... 그렇다면 영화 [버스, 정류장]은 인생을 논하는가, 남녀의 사랑을 논하는가? 정답과 정도없는 인생을 말하고자 하는가, 규정하기 어려운 감정의 사랑을 말하고자 하는가?
* 32살, 학원 강사 재섭 - 자신이 어른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어른 어느덧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데, 아직 어른이라는 실감을 하기 어렵네요.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데, 어릴적 생각과 기억을 계속 갖고 싶은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세상속의 한 사람이 되어버리게 되네요.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만남, 새로운 환경이 부담스럽고 다가서기가 어려워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거리를 두며 지낸답니다. 매일 학원과 집을 왔다갔다할 뿐이죠. 가끔 미련으로 남아버린 작가의 꿈도 떠올려 보구요. 사는게 무료하게 느껴져요. 절친한 대학 동기는 동기 모임에 좀 나오라며 연락 안 되는 삐삐는 제발 없애라고 구박하네요. ^^;;; 지루한 삶을 보내고 있는 저에게도 좋은 기억은 있어요. 대학교때 첫사랑 혜경, 저의 아이를 임신할만큼 서로 열렬히 사랑했지만 결국 헤어지고 말았죠. 얼마전에는 혜경이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큰 마음 먹고 축하해주기 위해서 동기 모임에 참석했는데, 친구들을 보니까 화가 나는거 있죠. 각자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왠지 어릴적 순수함을 잃어버린듯한 느낌이 들어서 벌컥 화를 냈어요. 그들은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었어요.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는데... 학원에서 어떤 여자 학생을 봤어요. 그 아이의 얼굴에는 희망이 보이질 않았어요. 문득 저와 닮은듯 했어요. 살아가는 모습과 생각, 가치관 등에서 닮은 모습이... 하지만 나이 차이가 너무 크네요. 그 아이의 나이는 이제 17살, 아직 고등학생이거든요. 언젠가 그녀는 ( 그녀라고 부르기가 쫌 쑥스럽네요. ^^;;; ) 갑자기 여행 가고 싶을때 훌쩍 떠날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때 마음 먹었죠. 차를 사야겠구나~ 운전 면허증을 따야겠구나~ 왜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단지 그녀를 위해서라는 생각뿐이었으니까... 이런 제가 우스워 보이죠? 후후~ ^^a
* 17살, 고등학생 소희 -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아이같지 않은 아이 여러분은 사는게 지루한 기분 아세요? 세상 다 산 것처럼 식상함이 느껴지는 하루를 보내는 기분... 어른들은 사춘기라서 그렇다고 말을 하죠. 그러나 정작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채 그러려니 할뿐이죠. 얼마전 학원을 옮겼어요. 예전 학원에는 저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간섭많은 아이들뿐이었거든요. 계속된 방황의 시간을 보내던중, 어떤 아저씨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사귀기 시작했죠. 남들이 말하는 속칭 " 원조 교제 " 였어요. 돈이 필요해서는 아니었어요. 집이 가난하진 않았으니까. 그 남자는 저에게 돈을 주고 저는 그 남자에게 몸을 주고... 사랑하는 감정은 없었어요. 절대로~!! 오히려 그 남자에게 저의 외로움을 파는 입장이었으니까. 우연히 학원 선생님을 지하철 역에서 만났어요. 마침 아저씨에게 짜증났던 순간이었거든요. 어설픈 인사를 하고 지하철을 같이 탔는데, 알고보니 저희 집과 같은 동네였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에게 관심이 갔어요. 하지만 걱정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나이 차이도 있었고, 원조 교제를 하는 저의 행동도 문제있었고... 답답한 마음에, 그의 집으로 놀러가서 게임을 하자고 했어요. 거짓말 게임이죠. 거짓말을 하는 게임. 그러면서 제가 가진 상처를 그에게 이야기했어요. 그가 믿을지 안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또한 자기 이야기를 하더군요. 근데 말을 많이 해서 피곤했는지, 이야기 듣다가 제가 먼저 자버렸어요. ^^;;; 15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저랑 닮은 남자인 그를 어느새 좋아하게 되었어요. 사랑은 가슴 아픈 것이라고 했던가요? 좋아하는 마음을 애써 감춘채 망설이다가, 어느 날 제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난 사람이 연상의 남자 재섭, 바로 그였어요. 머뭇거리면서 임신한 사실을 말하고 같이 병원에 갔어요. 그는 이렇게 망가진 제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많이 걱정되네요...
*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들 1. 싫으면 할수 없어 싫다는데 어쩌라고~ 식의 수수방관적인 성격을 가진걸까 아니면 니가 어떻든간에 관심없어~ 식의 자신감 넘치는 성격을 가진걸까? 종문이도 평소에 이런 말을 많이 한다. " 싫으면 할수 없지. " 싫다는거 억지로 시키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해봤자 기분 좋게 할리도 없고... 가끔은 안 해도 그만이라는 식의 자신감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관심이 부족하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 관심이 부족하기에 상대방이 무엇을 하던지 상관없다는 뜻으로 해석될수 있는... ㅡㅡ;;; 2. 삐삐는 울리지 않는다 재섭은 연락 오지 않는 삐삐를 들고 다닌다. 가끔 울릴 때가 있는데, 그건 소희의 메세지 아니면 친구의 만나자는 약속 이야기. 하지만 그는 삐삐를 버리지 않는다. 그것만이 자신이 세상과 연결된 고리라고 생각하기에... 인간은 점점 사회에서 소외되어간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잊혀져가는 인간 관계처럼... 삐삐는 그런 이미지가 아닐까? 문명이 발달할수록 점점 소외되어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3. 언젠가부터 소희가 없는 책상이 내 마음의 빈자리처럼 느껴졌다 이런게 연애 감정일까? 있을 때에는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고, 없을 때에는 허전함을 느끼는... 오죽하면 " 있을때 잘 해!!! " 라는 말이 있을까. ^^a 사람은 혼자 살아갈수 없는 동물이라고 그랬다. 일명 사회적 동물. 외로움과 허전함, 고독과 존재감 상실에서 벗어날수 있는 유일한 해결방안은 누군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 4. 임신했다는 말에 어른은 뻔한 질문을 한다 " 누구 애야? ", " 언제 임신했어? ", " 어떻게 할꺼야? " 그런 질문밖에 할수 없는걸까, 당황한 여자 아이한테 해줄 말이 고작 그런 것밖에 없을까... 갑자기 엄마가 되어버린 여자 아이의 당황한 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의 출생에만 관심을 가지는 어른들. 재섭은 소희의 그런 마음을 헤아렸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런게 사랑일까? 상대방의 모든 허물을 조용히 덮어줄수 있는 마음이... ( 솔직히 나 역시 위의 질문을 물어볼꺼 같다. 종문이도 어쩔수 없는 인간인가 보다. ㅡㅡ;;; )
* [버스, 정류장]은... ( 종문이가 보기에~ ) 인생을 소재로 했는지, 사랑을 소재로 했는지 애매한 영화이다. 한 남녀가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15살 차이를 극복하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애매하게,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영화는 재섭과 소희가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는 순간 끝나버리고 만다. 정류장(=재섭)에 머무를까 말까 고민하는 버스(=소희). 여기저기 고장난 버스가 멈추기를 정류장은 바라고 있을까 아닐까 라는 고민이 계속되지만, 정류장의 귀퉁이에 살며시 차 앞부분을 주차시키는 버스의 마지막 모습에서 그들의 사랑은 이제부터 시작임을 예상할수 있다. 하지만 감정의 확인 이외에는 충분한 표현이 부족한 영화 스토리는 버스와 정류장에 대한 해석을 관객 스스로에게 맡기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김태우와 김민정, 그들을 위해서 [버스, 정류장]이 존재한다. 재섭과 소희,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평범하면서도 의욕없는 삶을 살아가는 재섭, 삶을 포기한듯한 인생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소희. 김태우와 김민정의 이미지가 각 캐릭터에 적격이라고 본다. 나무랄데 없는 연기력에 찬사를 보내며, 재섭과 소희 이미지로 굳어지는 기회가 되진 않기를... ^^a
2. [버스, 정류장]의 OST. 들어본 분이 계신지? 암울한 분위기의 영화 화면과는 달리 음악은 상당히 경쾌하다. 영화가 우울하니까 OST라도 신나보자~ 라는 생각일까? ^^;;; 많이 들어보진 않더라도 두세번 대충 들어보면 머릿속에 기억되는 음악. 평소 영화 OST에 관심없는 편인데, 예상외로 관심이 가는군. 어차피 몇번 듣다가 그만두겠지만...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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