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연애시대"를 재밌게 본 사람들이라면, 한지승감독이 사랑을 주제로, 그것도 이혼한 남녀가 싸움이라는 소통을 통해 화해하는 줄거리를 가진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연애시대"가 남긴 사랑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이 영화에서도 느껴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무겁거나 여윤을 남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아마 그런 측면으로 기대를 한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서 실망을 했을 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로멘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더 장난스럽고 재밌고 유쾌하기 때문이다.
영화 <싸움>은 "이혼한" 연인의 "싸움" 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로맨틱 코메디에서 재미를 유발하는 전형적인 요소들을 대부분 들어있다. 일단,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로맨틱했고, 임하룡과 노영심의 까메오 출연( 특히 노영심이 한지승 감독의 부인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노영심이 등장한 장면은 웃음을 유발하기에 정말 적재적소였지 않나 싶다.), 신선한 조연들의 맛깔스럽고 코믹한 연기, 두 주연배우의 코믹하고 엽기적이지만 사랑스러운 모습 등등.....
특히, 두 사람이 싸우는 장면은 정말 사랑싸움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과격하고 엽기적이었기 때문에 매우 새로웠다. 둘은 서로 할퀴고 머리를 잡아뜯는 그런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쇠파이프를 들고, 서로 목숨을 건 것 같이 쫓고 쫓기며, 심지어 자동차로 상대방 자동차를 미친듯한 스피드로 밀어붙이기까지 한다. 결말 또한 진아와 상민의 로맨틱한 화해장면을 보여주지만, 상민의 변호사가 상민의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로 진아의 출국정지처분을 신청해 결국 진아가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면서 상민에게 하이힐을 날리는 장면으로 유머러스하게 마무리 된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유쾌하고 재기 발랄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들의 키득키득 (어떤 특정부분에서의 폭소가 아니다.)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나도 역시 보는 내내 매우 즐거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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