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가장 걱정이었던 건 김태희의 연기였다.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나 좋은소리 한번 못들어본 그녀였기에
연기귀신 설경구와의 연기가 과연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우려했었다. 결과적으로는 괜찮았다.
아직 대사처리나 감정연기면은 어색한점이 적지않지만 전체적으로 양호하다고 생각 든다.
설경구의 연기는 역시 뭐 그 코믹이면 코믹 진지면진지 소리면 소리 다방면의 연기에 능숙한 연기자 답다.
특히 그 궁시렁궁시렁하는 애드립 연기만큼은 최고다. 역시 소리도 잘지르고.
조연중에 서태화와 전수경은 감초역 톡톡히 한다. 특히 서태화. 젖소 '진희'를 사랑하는 축산과 교수.
<친구>이후로 이렇다할 활약과 캐릭터를 못보여준 그에게 <싸움>에서의 역은 정말 대단하다.
코미디 영화에서 주연보다 더 코믹한 조연. 특히 '진희'가 임신했다고 했을때의 표정이란...쵝오!!
전수경은 역시 연기베테랑 답다. 그 표정연기와 말빨은 김태를 압도할만하다.
영화는 로맨틱코미디이면서 액션영화 못지않은 카체이싱에 액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기자기한것이
코란도와 마티즈의 카체이싱이라니...나름 귀여운 맛이있다. 그리고 김태희 뜀박질 정말 잘한다. 여태 본
여배우 뜀박질 중에 가장 폼 제대로 나온다. 영화상에서 초등학교때 육상선수였다고 하는데 사실 같다.
(실제라고 한다. 촬영때 너무 잘달려서 설경구가 도망가는 장면에서 금방 잡혔다고...)
이밖에 쫓고 쫓기는 장면은 허다하고 마지막의 비오는 타조농장의 결투까지 액션씬은 많
은듯하지만 그리 많지도 않다. 왜? 로맨스영화니까.
한지승 감독은 드라마 <연애시대>로 호평을 받은 감독이다.
난 <연애시대>를 안봐서 잘 모르겠다.(그런데 이하나는 귀엽게 봤다. 응?)
<연애시대>에서도 이혼한 두 남녀의 심리변화를 잘 그렸다고 하는데
<싸움>에서도 그런것 같다.(이혼을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은근은근히 자신들의 진심을 내보이지만 스스로 진심을 제어하는 모습들.
감독은 이런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참 애썼다고 한다. 다각도 다조명으로 찍으면서
표정을 잡으려 몇번씩 찍었다고 한다. 그런부분은 어느정도 성과를 본듯하다.
상황을 상당히 극단적으로 몰아붙이긴 하지만 영화 컨셉상 어쩔 수 없다치고
중간중간 터지는 웃음 요소는 괜찮은 타이밍과 연출로 빛을 발한다. 특히 앞서 말했던 서태화 쵝오!
하지만 주연들의 코믹요소는 별로 없다. 자잘한 웃음 주연이 주고 큰웃은 조연이 준다.
그리고 사실 <싸움>의 주된 내용은 둘의 싸움보다는 그 둘의 싸움이 어떻게 시작된건지가 비중이 높다.
그래서 중간중간 두사람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그 과정을 설명해주는데 그로인해 상대적으로
싸우면서 변하는 두사람간 감정의 설명이 부족해 급박하게 변하는 감이 있다.
이혼 이후의 에피소드 나열이라는 느낌도 든다. 쉽게 풀었다는 느낌이 있지만
가볍게 볼 로맨틱코메디라면 그리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다.
그리 심각하지 않은 로맨틱코미디라 가볍게 보고 넘어가면 될만한 영화다.
김태희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하고 말이다. 때묻어도 김태희는 이쁘구나하며 감탄했다.
(요즘들어서야 김태희가 이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카메오 출연하는 임하룡과 노영심.
크레딧의 우정출연엔 임하룡만 나온다. 그럼 노영심은 우정출연이 아니란 건가...
노영심 나온부분 보고 크게 웃을뻔 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