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구태여 보게된 이유는,
911 사태가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쇼크였고, 지금도 그 영향이 지대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 영화를 통해 어느정도 느껴볼 수 있을까.. 해서 였다.
근데... 뭐 그다지 그런 기대감에는 좀 못미치는듯 했다.
우리나라에는 이와 비슷한 참사인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 이미 있었고, 그외에도 온갖 말도 안될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재난사고들이 많지 않았던가.. 이미 익숙해져버렸을까?
이 영화가 나름대로 다르게 평가 받을수 있는점은,
기존 재난 영화들에서는 '영웅' 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는 반면, 본 영화에서는 '영웅' 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땅속에 붙힌 이 두 사람을 구해낸 그들이 '영웅' 으로 미화될 수 있었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들(경찰,소방관)에 대한 이미지화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관 존 맥클로린(니콜라스 케이지)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무역센터 빌딩에 비행기가 충돌했다며 경찰관들이 모두 소집되었다.
재난구역 정리 및 부족한 구조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테러에 민감한 미국조차도, 이런류의 대형 테러에 대해서는 지침조차 없었다고 한다.
존은 부하 경찰관중 지원자 몇명을 받아 건물로 인명 구조를 위해 들어가기로 한다.
구조장비가 부족하여, 지하층에서 구조장비를 구하여 올라가려는 순간, 믿을수 없게도 건물이 무너져 내려앉은 것이다.
비상계단쪽이 가장 튼튼하다는 것을 알고있던 존은 팀원들에게 비상계단쪽으로 뛰라고 외쳤지만, 결국 둘만 살아남았다.
그것도 여기저기 건물잔해에 눌려 움직일수조차 없는 상태로 말이다.
둘은 애써 말을 건네며 정신을 잃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한다.
수천명이 실종된 상황.
가족들은 생사조차 알수없는 그들의 소식을 마냥 초조히 기다릴수 밖에 없다.
전직 해병대 출신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을 하려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발견된 둘은 구사일생으로 구조된다는 얘기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며, 어둠속에 갇혀있는 두사람과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 그들을 살려내는 사람들의 노력.
그런 것들을 '영웅이야기화' 하지 않으면서도 조용하게 그려내려 한듯하다.
하지만, 감동적인 요소가 조금 부족한듯 해보이며, 두 경찰관의 구조스토리 자체가 드라마로 구성하기에는 너무 이야기가 부족한듯하며, 짧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길게 늘이다보니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않고, 전체적으로 작품성에는 아쉬움이 좀 남지만,
리얼한 사고 장면과 애타는 가족들의 모습, 그들을 구해내려는 사람들의 정성등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영웅담화' 로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의 반작용으로 오히려 영화가 좀 심심해진듯한 느낌이지만, 이 영화의 소재를 생각해볼때,
이 영화를 '재미' 나 '감동' 등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P.S.
서두에 얘기했듯이, 미국인들이 느끼는 911사태에 대한 감정을 느끼기에는 좀 부족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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