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비단 주인공 마사야(오다기리 죠 분)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것은 사실 전 세계 어느곳의 어머니나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좁은 시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방랑벽적인 생각으로 무작정 도쿄의 대학을 진학한 마사야.
그때까지 그랬던 것처럼 도쿄로 올라간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힘쓴 그의 어머니는
수술후에 재발한 암때문에 마사야가 살고 있는 도쿄로 올라오게 된다.
방탕하고 영양가 없는 삶을 살던 마사야는 어머니를 위해 닥치는대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자식은 키워봤자 소용없다, 라는 말이 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어머니를 사랑하고 감사해하면서도 쌀쌀맞을 때가 있으니.
주인공 마사야는 그야말로 20대까지 내내 어머니의 등골을 빼먹었다.
정말 한심하다, 보는 내내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보니 그것은 내 모습이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자신의 은행계좌를 부모에게 맡겨놓은 듯이 행세한다.
궁색해지고 힘들어지면 어김없이 부모에게 손을 벌린다.
그 순간에는 조금 부끄러워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그리고 부모가 소중하다는 마음을 진심으로 실행하게 될 나이가 되면(철이 들면)
부모는 그 모습을 느긋하게 누릴 겨를이 없는 노인이 되어버린다.
아이같이 약해진 몸에 붙는 이 병 저 병에 웃음 소리보다는 한숨이 많아진 그 모습에
그제야 자식인 우리들은 후회를 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와 어느덧 새치가 돋은 어머니의 머리칼을 발견했다.
나이가 들수록 미각이 떨어져 점점 짜게 되어버리는 찌개라던가.
혼자서 잘만 끼우던 바늘코를 들이밀며 부탁하고 있는 어머니를 발견했다.
인간은 누구나 늙고 그 이후에는 죽어가지만 그것이 나의 부모만은 아니기를 누구나 바란다.
언제나 최후에는 어머니의 품에서 응석을 부리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꼭 보았으면 좋겠다.
보고 제대로 느꼈다면 그 때가 어머니가 더 늙어버리기 전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기를 바란다.
손을 맞잡고 영화라도 한 편 보자며 조르면 아마 귀찮은 척 왜이럴까 하시면서도 내심 기뻐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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