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에 빌려보았습니다.
보고나서 정말 눈물이 앞을 가로막더군요. 그렇게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데 지금까지 내가 본게 무엇인지, 어두침침한 터널에서 빠져나와 눈부심때문에 한동안이나 멍하니 서있는 느낌이더라구요.
이 영화가 스페인내전이라는 밑바탕을 가졌다는 건 알았어도, 실제로 스페인내전을 그릴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의 그 너무도 잔인한 모습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 영화가 환타지 맞나?
요정을 만나게 된 계기가 [센과 치히로의 모험]하고 비슷해 그런 종류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정말 너무 놀란 전쟁의 광기에, 이 영화가 판타지 맞나하는 생각이 엄습하더라구요.
무엇보다 판의 모습이, 그리고 그 곤충들, 개구리, 그리고 무엇인지 모르는 괴물들.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 집들도 너무 오래되어 정말 유령이라도 나올 법 했고, 그런 기괴한 분위기에서 시계를 고치고 면도를 하는 정말 반듯한 장교. 하지만 너무도 냉철하고 잔인한 모습. 왜 오필리아의 엄마 카르멘이 재혼을 했는지.....
이 영화가 무엇을 전달하려는지. 가부장적인 한 남자의 탐욕인지, 내전의 비극인지, 정의의 승리인지 아니면 오넬리아의 귀환인지, 아니면 한 소녀의 죽음인지 다 끝나고 찬찬히 곱씹어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더라구요.
무엇을 말하려 했던걸까?
혹 너무 많이 말하려 그런 건 아닐까?
아님 정확히 이해를 못해서인가!
책이 있다면 책을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죽고만 불쌍한 소녀.
판타지인지 몽환인지 아니면 소녀의 바램인지는 몰라도 성냥팔이소녀의 그 모습과도 같은 결말이 왠지 자꾸만 떨쳐버리고 싶은 악몽을 꾼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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